Why와 How의 올바른 이해
[M&A 전략 수립과 목적 정의]
전략적 M&A는 단순한 인수·합병 결정의 차원을 뛰어넘어 회사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설계 행위인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CFO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첫 관문인 전략 정의 단계부터 참여하고 필요한 협의가 있다면 물러서지 않아야 합니다. 흔히 M&A를 논할 때 규모의 경제 실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신시장 진입 등 익숙한 목표들이 반복적으로 언급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배경과 맥락, 그리고 현실적 제약들의 교차 속에서 다층적 판단이 필요해집니다.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좋지 않은 사례는 기업이 경쟁사의 점유율을 견제하거나 새로운 제품군을 보유하기 위해 M&A를 추진했음에도 사업 모델·조직 구조·재무 구조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목적의 명료화가 근본적으로 부족해 인수 이후 장기적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곧 CFO가 초기에 이 거래를 왜 추진하는가에 대한 이해가 심층적인 정량·정성적 리서치를 통해 진행되었는지와 직결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M&A의 궁극적 목적을 정의할 때 CFO는 사업 환경 및 미래 성장 시나리오, 단계 별 세부 경영목표와 단기·중장기 재무지표에 이르기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검증해 보아야 합니다. 글로벌 시장 진입을 목표로 인수 대상을 물색한다면 전략 담당자와 함께 해당 시장의 규제, 경쟁, 현지화 전략에 대한 실질적 시나리오를 미리 설계하고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IT 기술 확보형 M&A라면 인수 대상의 핵심기술·특허·매출 구조·기술팀 역량 등에 초점을 맞추어 잠재적 인수 대상을 세밀하게 파악해야 하며 모든 수치와 전망을 사업 전략과 연결지어 종합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이 과정에서 CFO가 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혹 공장 설비 확장이나 물류센터 통합 같이 물리적 자산 중심의 M&A case라면 CAPEX와 운전자본, 예상 회수 기간, 감가상각 및 세무효과 등 금융적 변수의 정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반면 브랜드·마케팅 영역에 초점을 둔 M&A는 시장 지배력, 소비자 인식, 마케팅 비용·ROI 등 비재무적 변수와 재무적 효과의 종합 분석이 핵심이 됩니다.
실제로 인수 목적 및 전략 수립이 미흡한 경우에는 거래 진행 이후 PMI(Post-Merger Integration) 단계에서 인력 구조 조정 실패, 조직문화 충돌, 방향성 혼란 등 치명적 문제가 표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CFO는 인수 전 단계에서부터 PMI 이후의 전사적 변화까지 일관성 있는 전략 방향과 실행 가능한 재무 시나리오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일례로 국내 유통 대기업이 적극적인 온라인 유통망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추진 당시 신규 채널 확보라는 전략적 목적만 강조된 배경으로 대상기업의 조직 경쟁력·유통망 전환 및 통합 가능성 등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합병 추진을 위해 상당 기간 사업 전반의 효율성이 저하된 사례가 있습니다.
CFO는 M&A 목적 정의 단계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과 요구도 균형 있게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CEO, 이사회, 주요 주주, 투자자, 현장 운영진, 법률/세무 전문가 등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인수 목적과 전략적 기대 효과, 실행 리스크, 시장 변동성 등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모든 구상과 가정을 재무적 언어로 명쾌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CFO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통찰력에 기반한 현실주의이자, 숫자와 인간의 복합적 균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M&A 초기에 반복되는 장밋빛 전망과 외부 컨설팅 팀의 기계적 시뮬레이션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데이터의 밑단까지 조사하고 경쟁사 분석 보고서, 시장 전망, 시나리오 모델링 결과, 규제 환경 리스크, 매수·매도 양측 의사결정 구조까지 모두 맞춰가는 태도가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략 수립의 본질은 실행 각본의 초안입니다. CFO는 거래 목적을 단순 명쾌한 언어로 정의하되 그 목적을 실현할 구체적 실행 로드맵과 정량적 지표(매출 증가율, ROIC, Synergy KPI, PMI 일정 등)를 세워야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거래의 목적과 전략이 분명치 않은 M&A는 단기간 성과에 취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조직 내 갈등·비효율·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정확히 정의된 목적·실행 전략·타당성 검증·시나리오 분석이 촘촘히 붙은 거래는 그 어떤 불확실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 기반을 세울 기회가 되어 줄 것입니다. M&A 성공의 첫걸음은 단단하고 내실 있는 전략적 정의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실사(Due Diligence) 및 가치평가]
실사(Due Diligence) 단계는 거래가 성공의 서막이 될지 향후 조직 내 복병을 남길지 결정짓는 관문입니다. 통상 실사라 하면 의례적으로 재무·세무(FDD/TDD), 법률 실사(LDD), 사업·기술·인사·고객(CDD/ODD) 등 수많은 테마가 언급되지만, 현실 세계의 실사에서는 그 모든 것 이상의 영민함과 치밀함이 요구됩니다. CFO의 역할은 이 전 과정에서 숫자와 사실, 그리고 숨겨진 맥락까지 빠짐없이 드러내어 검토하고 합리적인 가치평가로 최종 의사결정의 신뢰도를 책임지는 일입니다.
실사의 첫걸음은 당연하게도 숫자입니다. 인수대상 회사의 재무제표와 보조자료(내부회계 보고서, 미지급금, 채권·채무 세부명세, 주요 자산·부채 내역 등)를 입체적으로 해부함으로써 표면의 수치를 넘어 그 이면의 구조적 리스크와 기회까지 발굴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기간의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변동이 일시적 요인인지 구조적 변화의 신호인지 깊이 파악하지 못한다면 인수가는 항상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지 꺾어야 할지, 꺾어본다면 어떤 근거와 논리로 새로운 가설을 제안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판단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자문단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세부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의 실사가 이루어집니다.
회계처리 적정성(회계정책 일치 여부, 일회성 손익의 재분류, 미확정 부채·충당금과 우발채무 등),
세무 리스크(미납 혹은 분쟁 가능성 세금, 이전가격, 해외법인 관련 이슈),
운영 및 사업 실사(전략적 경쟁력, 시장 점유율, 핵심 프로세스·IT 시스템 현황),
계약·법률적 위험(중요 영업 계약, 미해결 소송, 라이선스·지적재산권 등),
인력·조직문화(핵심 인력 잔존 가능성, 노동조합·복리 후생 이슈 등). CFO 입장에서는 특히 재무·세무 실사, 사업실사에서의 숫자와 스토리의 일치(Consistency)가 핵심 요건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무실적과 사업역량의 분리와 통합입니다. 인수대상 기업의 현금흐름, 차입금 규모, 기존 임대·리스 계약, 미청구 손익, 그리고 정상운영수준(Normalized Earnings)을 명확히 가정하고, 잡음 없는 수치를 산출해야만 가치평가의 기초가 서게 됩니다. 실제로 대형 IT 업계 M&A에서는 반복적으로 적정 현금흐름 시뮬레이션과 조정 EBITDA 기반의 멀티플 산정이 이루어집니다. 전통 제조업에서는 재고 평가, 미수금 회수 가능성, 공장 설비의 장부가치 평가 등 타이트한 벤치마킹이 병행되고, 부동산 업종이라면 자산 감정평가와 각종 허가·임대 조건까지 포함한 실사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분석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CFO는 가능하다면 실사 현장에 최대한 많이 직접 참여해 경영진 인터뷰, 현업 담당자 의견 청취, 주요 자산 실사 참관 등으로 숫자 이면의 신호를 읽어야 합니다. 숫자에 드러나지 않는 수많은 신호들이 현장에 널려 있고, 이러한 신호들을 올바르게 종합할 때 비로소 각 숫자들이 달라지는 환경 변화에서 어떤게 움직일 것인지가 어렴풋이 보일 것입니다.
이렇게 진행한 실사의 결과물은 가치평가(Valuation) 작업의 출발점이 됩니다. 가치평가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현금흐름할인법(DCF: Discounted Cash Flow), 비교기업법(Comparable Companies), 거래사례법(Precedent Transactions), 혹은 각 업종별 멀티플(EV/EBITDA, PSR, PER 등)을 활용합니다. 어느 방식을 적용하든 앞서 언급한 정확히 조정된 실사 결과가 없다면 그 어떤 평가도 신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실사와 가치평가 과정에서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결정적입니다.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주와 경영진이 제공하는 장밋빛 성장성 전망을 객관화하려는 신중함, 대기업 간 거래에서는 양측의 비공개 리스크 혹은 관성적 낙관을 걸러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CFO는 가감없는 실사 내역과 보수적이되 설득력 있는 가치평가 추정치를 만들어내야 최후의 협상력과 회사의 보호막을 동시에 쥘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M&A 성공의 이면에는 숫자 너머 진실까지 파헤치는 실사와 진정한 시장가치와 매수기업 특성까지 반영하는 최선의 가치평가가 있습니다.
CFO에게 실사와 가치평가는 그저 절차의 일부가 아니라 한 번의 의사결정이 회사의 미래 10년을 결정할 수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동반된 실무적 통찰의 영역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