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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이 아빠 Apr 26. 2017

옛 수도에서 전통과 마주하다.

한류의 열풍 백제와 교우하다.

분명히 암막 커튼을 치고 잠이 들었는데 햇살이 새어 나와 눈이 떠졌다. 전날도 일본으로 장가 간 친구 녀석과 늦게까지 떠들어 댔다. 서로에 안부보다는 현재 우리의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타향살이에 지친 녀석에게 돌아오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적응하다보면 괜찮을 거라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건네며 헤어졌다.
방에 누워 나갈 준비를 서둘렀다. 로비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20분을 늦게 나와 핀잔을 들었다.

간략한 루트를 그려보니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다. 오늘 일정은 걷고, 쓰고, 찍고에 반복이다.직통열차에 몸을 싣고, 나라로 가고 있었다. 창 밖 풍경의 여유를 느끼려 바라봤는데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L이 어깨를 두드려 겨우내 눈을 떴다. 종착역에는 사람이 많이 없다. 오전 내 서두른 탓이었지도 모르겠다. 서로들 배고픈지 너나 할 것 없이 근처 식당부터 찾기 시작했다. 보이는 식당들의 대부분 오픈 시간은 11시인가보다. 겨우 내 맥도날드를 찾아 모닝세트 하나씩을 먹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잘 먹지 않았던 모닝세트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맥도날드도 참 일본스럽기도 했다.
나라에 유루케라(지역 캐릭터)는 동자승과 사슴을 합성한 듯 신기했다.

지나가는 길에 사슴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달려와 몸을 킁킁 거린다. 사람에게 익숙한 것인지 도망가지도 않는다. 거리 전체는 사슴 방목장을 방불케 했다. 길에서 나를 쫓아오던 녀석은 몸에 베어있는 빵 냄새를 맡고 무언가를 기대한 듯 했다. 먹을게 없는 걸 눈치 챘는지 이내 다른 사람에게 달려간다. 매정한 녀석 같으니 좋아할 때는 언제고 먹을 것에 이내 넘어간다.

사슴들을 방목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나라 전체는 하나의 관광지구 같았다. 특히, 절이나 사원들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왔다. 대부분의 유적지구들이 불교와 관련 된 것들이었다. 한가지 눈여겨 본 것이 유적 지구는 백제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백제라는 고대 국가에서 한류를 전파하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가 한류라는 바람을 만들기 이 전부터 말이다.


우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 있다는 것에 또 한번 큰 감동을 받았다. 나라 박물관에 잠시 들러 유물 전시전을 관람했다. 일본에 전통적인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전시물 대부분이 불교 관련 유적들만 전시 되어 있어 아쉽기도 했다. 돌아나오는 길에도 사슴들이 우리를 반겼다.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자꾸 봐서인지 그냥 지나가는 사슴으로 보였다. 사원에 돌담을 지나가고 있으니 고즈넉하고 좋았다. 지금 이렇게 걷고 있자니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여행에 대한 기억들과 앞으로의 여행 등등이 머릿 속에서 계속적으로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길은 사색하기 좋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쁜 생각들보다는 긍정적인 생각들 그리고 좋은 생각들만 들게 한다. 마음이 한편 여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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