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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퓨 May 12. 2022

그늘

이쯤이면 그곳에서 다시 태어난다.


특별한 곳은 아니다.

작은 뒷동산으로 가는 길목에

요즘은 보이지 않는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한 자리에

낮은 턱의 콘크리트 벽이

앉기에 알맞은 곳.


볕이 뜨거워 그곳이 반가울 때

금세 송골 맺힌 땀방울이

바람결에 시원할 때

그런 안도감에 불현듯

추억이 눈앞을 흐릴 때


다시 일어나 걸으면 망각할

이 행복함처럼 무심히 이어가던

나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게 다시 내가 새로워질 시간을 

기약하며 아쉬운 걸음을 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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