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로아티아 여행기 3
크로아티아에 와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오래된 건축물들이 많다는 것이다. 유명한 관광도시인 자다르나 스플리트의 경우 로마 제국 시절인 5세기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여전히 건재하니 기적적인 보존이라 할만하다.
자다르와 스플리트, 흐바르는 모두 천 년 이상된 유적지를 품었고,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도 오래 전 지어진 건물이 그대로 남아 신축 건물과 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오래된 건축물에는 최신 유행의 브랜드숍이 입점해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사동이나 북촌 같은 곳인데 다른점이 있다면 지역이 훨씬 넓은데다 관광 목적으로 새로 만들거나 꾸며놓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애초에 지은 건물이 여전히 존재하고 지금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어보이는 것이다. 너무 오래돼서 못 쓰겠다 싶은 것은 고장이 난 부분만 개보수 작업을 거쳐 다시 사용한다. 덕분에 어딜 가든 건물의 10프로는 늘 공사 중인 것만 빼면 뭐 다 좋다.
문득 한국의 부동산문제가 떠올랐다. 자고일어나면 땅값이 올라있는 통에 많은 사람들이 울고웃는다.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리라. 문제는 홈리스의 발생인데 이는 한국의 국토가 작기도 하고 모든 생활문화의 기반이 수도권에 집중돼있다는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
크로아티아는 공산국가 이력과 오랜 민족분쟁의 역사로 경제발전의 기회가 더뎠다. 그래서 인구의 %가 여전히 농업에 종사하고 대부분의 청년들이 가업을 물려받는다. 자연히 사는 집도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주게 된다. 휴양지의 좋은 호텔이나 저택을 제외하면 집값이 오를 요인이 거의 없어보인다.
집값이 저렴하다는 얘기에 부러우면서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산업이 고도화와 한세트처럼 동반되는 현상인가 싶어 씁쓸해졌다. 최근에 해외부동산 투자로 흐바르 섬을 비롯한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 크로아티아의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적어도 이 나라의 산업이 발달로되기 전에 투기 세력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