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리에다 Feb 21. 2022

아픔의 사라짐에 대하여

식탁에서 하는 아이와의 대화

 아침 시간, 첫째가 식탁에 앉았다. 오는 도중 어딘가에 어깨를 부딪혔는지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잡고 있었고 얼굴은 세상의 아픔을 다 가진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물었다.

"많이 아파?"

그리고는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밥 차리는 일을 이어갔다. 그런데 밥이 다 차려질 때까지 첫째는 같은 자세와 같은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식탁으로 온 아빠가 첫째에게 한마디 한다. 

"오버하지 마"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서운함이 더해져 눈물이 그렁그렁 해졌다.


나는 다시 물었다. "현서야, 지금도 아파?"

돌아오는 대답 "응"

"현서야, 엄마는 어디 부딪히면 그때는 아파서 소리도 나오고 아픔도 크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괜찮아지는데... 현서는 지금 어때?"

"난 더 아파"

그 말에 속으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어깨를 잡고 있는 현서의 손을 가리키며 

"현서야, 혹시... 네가 그 아픔을 계속 잡고 있는 건 아닐까?"

현서가 어깨를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을 슬쩍 바라본다. 그리고는 "아니야~~"라고 말을 하며 손을 내려 놓는다.


그렇게 작은 소동이 끝난 후, 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윤경아, 너도 마음과 생각으로 아직 잡아 두고 있는 아픔(고통)은 없니?"

"그 아픔 놓아줘도 돼"

작가의 이전글 눈과 아이들 그리고 바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