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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ifer Feb 14. 2024

스며들다.. 잊히다

모래알처럼 스르륵 빠져나가다

가랑비에 옷이 젖어간다는 걸

모른 채 방치하다가

결국엔

흠뻑 젖어버리고 말았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이제는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인간은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나는

이기적이지

못했는가…


수많은

실패의 경험은

또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은

하나다.


내가

여우이고 싶지만

여우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곰과 여우

그렇다

나는

미련한 곰이기에

약아빠진

여우가

될 수없었던 거다.


이기고 지는 싸움에서

항상 나는

져 주는 사람..


마음을 찢기고

내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돌아오는 건

생채기 나고

얼룩져버린

너덜한

가엾은 마음뿐


고장 나서

고치고

여기저기

고쳐봐도

이제는

가망 없는

낡아빠진

오래된 시계 같다


마음속에

자욱한

안개를

헤집고

뭉게뭉게

거대한

우울감이

나를

감싼다..


몇 번이나

나는 지옥으로

떨어져야만

이 모든 악몽이

끝나는 걸까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시련만

계속

반복되는 것인가


지지리도

운이 없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칭찬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남들처럼

내 마음 안 다치고

챙길 거 챙기는

여우들이

부럽다


곰은 죽었다

깨어나도

여우가

될 수는

없는 걸까?



1초라도 좋으니
여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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