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by 바다유희


그림/문선미작가:제목/당신은 꽃이예요

독한 말들은 잊으셔요

우리 서로

아프게 가슴 찌르던 말

짜증 묻어나던 이야기들

다 잊으시고

마냥 이쁘게 웃어 주던 마음

순하게 오르던 새순 같은 말

그것만 기억하시어요


자꾸 뒷날의 서운함이

밀려오면

나도 당신처럼 이쁜 치매가 왔으면

그저 말간 숭늉처럼 배시시 웃어내는

그 미소에

밥상 밑에 흐드러진 밥풀도 반찬도

꽃잎 떨군 것 마냥 무장 해제 시키는

그것은

태초의 당신


이 땅에 처음 울음으로 왔던

그 슬픔이

언젠가 누구에게 하나의 빛나는

별이 되었을 그대

삼단같이 일렁이던 검은 머리

세월의 강에 다 헹구고서는

드디어 가지런히

하얀 자작나무 겨울 숲 되어

앉아 계시는 어머니


가실 땐

눈송이 곱게 내리는 날이 될까요

아니

봄꽃 흐드러진 날이면 더 좋겠어요

하늘하늘 하늬바람 불고

봄꽃은 흩날리고

풍경처럼 아름다운 날에

붉은 동백 입술 연지곤지 찍고

그날처럼

꽃가마 타고 가셔요

매화꽃 피우듯

온몸에 번지는 저승꽃은

그리도 이쁘게 꽃 피우시며

당신은 천국의 언어로 노래하시고

아기처럼 옹알이 하시는 어머니

사랑조차 맑아지고 천사 되어 가시는

어머니 봄날 되어

꽃가마 타고 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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