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악질

by 바다유희


얹히니까

조심하랬지


가슴에 응어리 만들면

옹심이 뿌리 깊게 내리고

꾸역꾸역 토할라 치면

자꾸 생 눈물을 흘려야 하잖아


이 말 저 말

수 없이 주워 삼키니

주인 없는 마음이 얹혀서는

깊이 우물을 만들고 눈물이 되고

그러니 말들은 가시로 자라서

목구멍을 찌르지


자 긴 혀를 내밀어봐

쓰린 상처를 조심히 달래서

꽥꽥 토해봐

가슴에 담지 말고

두 손가락을 마음 깊숙이

목구멍으로 밀어 넣어


꽥꽥

눈물을 질끈 거리며

시원하게 토악질이 끝나면

텅 빈 내장에

시베리아 찬 바람을 불어넣는 거야

가슴을 조용히 쓸어서 빈 벌판을 만들고

하얀 자작나무 숲을 키워봐




마음이 지나는 길마다

푸른 잎을 키우고

햇살을 모아 새들을 부르고

다시 바람을 일으키자

자 다시 꽥꽥

속 시원하게 비워보자

그림/문선미작가:제목/그녀의 정원(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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