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였다

by 바다유희

무지한 세상에서 나는

연민과 비루함으로 살을 찌우고

고통의 폭식에 터져 죽을 줄 알았지

자폭할 줄 알았지

슬픔은 강물을 타고 바다로 스며들어 가

증오의 파도는 발목을 잡고

내 무릎을 꺾어 버렸지



사랑이라면서

서로 죽도록 사랑한다며

서로 증오하게 만들었지

모순의 신일 뿐이지

선택의 신일 뿐이지

이기의 신일뿐이지


신이라면

증오를 만들지 말아야지

당신이라면 이 생에 지옥도 만들지 않아야지

당신이라면 이별도 만들지 않지

차라리 구름 될 거라 하지 바람이게 하지

망각하게 하고 이 생이 마지막이라고 하지

구원을 바라지 않았네


바다에서 흘리는 눈물의 비늘은

소금 사막이 되고

내 몸은 소금 비늘로 서걱서걱 소리가 나


신을 버렸어

강바닥을 쩍쩍 갈라

목마름으로 울부짖게 하고

바다를 뒤집은 땅끝에 유배되어

소금산이 되어가

천국을 버린 영혼들이 히말리아 소금산이

되었다지

그림/문선미작가:제목/ 죽음

그것으로 끝장을 내버려

고통의 반복을 허락하지 마

차라리 신을 버려

오늘이 마지막인 듯

이생이 전부인 듯

죽여버려 신을 죽여

차라리 죽여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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