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쉬운 호구 암환자
수술 전 후로 비타민 주사를 맞으면 도움이 된다는 말에 부랴부랴 비타민 주사를 맞으러 갔다.
오빠를 암으로 떠나보낸 친구가 내 암 소식에 알려준 피 같은 정보다.
(이 친구의 MBTI는 ESTJ인데 역시 T들의 위로법)
입자가 커서 혈관통이 올 수도 있으니 꼭 핫팩을 올려놓으라는 꿀팁도 선사했다.
제조사에 따라 조금씩 함량의 차이가 있다며 제조사도 추천을 해줬고
난 병원에 전화를 걸어 비타민 주사에 그 제조사 걸 사용하는지 물어보고
해당되는 곳으로 향했다.
간호사분 만나자마자 혈관통 무서워요 찡찡거리며
천천히 들어가게 + 핫팩 신공을 더해 링거를 맞았고
전혀 아프지 않고 편안한 시간이었다.
수액이 반 정도 들어왔을까? 다리 마사지를 하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심지어 공짜!
평소 워낙 마사지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더더욱 감사한 일이라 쪼르륵 쫒아갔고
거기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 병원엔 암환우들이 많은데 여기서 유방암 초기는 환자도 아니다."
"병원에서도 손 든 말기 환자들이 대부분인데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이런저런 식품을 소개했는데
세상에! 그렇게 솔깃할 수가 없다.
옛날부터 할머님, 할아버님 모셔놓고 건강에 좋다며 옥장판 등 파는 게 잘 팔린다는 이유를 너무도 알겠더라.
나도 모르게 결제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얼마 전에 암 세포를 공격한다는 건강기능식품도 거금을 주고 샀는데...
한 가닥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은 그 자체로 훌륭한 마케팅이다.
그래도 지금껏 맛있게 먹고 있으니 괜찮은 소비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