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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시작을 러닝으로 시작하다

by 경첩의사

휴 시작을 러닝으로 시작하다




나에게 연휴는 오늘 시작이다.


애써 외면하지만 여기저기 뉴스, SNS에는 최장 10일 연휴, 일주일 쉬는 사람들, 어디 해외여행 등등 내 눈과 머리를 자극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그런 것을 한 귀, 한쪽 눈으로 듣고 보고 바로 흘려보낸다.


그런 다음 나의 근무 일정을 확인하고 근무 일정과 그 사이사이에서 어떻게든 나만의 연휴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물론 명절 연휴에는 고향도 가야 하고 여기저기 바쁘다. 남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하고 나와 같은 이런 연휴에도 잘 쉬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기에 이 사회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올해 연휴는 연휴 시작과 끝자락에 당직 근무가 있다.


다행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담당 환자가 중환자실에 있는 경우 찜찜하고 그리 마음 편하지 못한 연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언제가 그러하듯이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나만의 휴식 시간은 꼭 지키려고 노력한다. 내가 살아야 환자도 살아난다는 나만의 원칙을 지킨다. 안타깝지만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지면 퇴근도 늦어지는 사태가 간혹 발생한다.



나에게 2025년 10월. 누군가에게 최장 O 일 황금연휴이지만, 단 2일 만의 연휴가 시작되는 오늘이다. 금요일 근무 후 어제 오전에 퇴근, 그렇다면 어제부터 연휴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지만, 어제는 나의 상태가 정말 최악이었다. 밤샘 수술과 환자 상태를 보고 정말 최악의 몸과 마음 상태였다. 연휴라고 말할 수 없는 나의 몸 상태였다. 어제는 연휴도, 휴일도 아닌 오로지 내 몸과 마음을 충정하는 시간이었다.





어젯밤 자기 전에 나의 러닝은 결정되었다.



나름 활기차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으로 연휴를 시작한다. 바로 달리기, 러닝이다.


어제 잠들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한다. 잠시 늦잠과 러닝 사이에서 고민하였지만 나에게 피로회복제와 살아가는 방법은 다른 것이 아닌 바로 러닝이라고 결정 내렸다. 그다음 한 번 더 고민하였다. 과연 얼마나 뛸지, 거리와 시간이었다. 동시에 어느 정도의 속도로 뛸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였다. 매번 조깅과 같은 속도 러닝도 있지만 때로는 속도에 대한 욕심과 몸, 트레이닝 목적도 함께 있다.





지난 주말 하프를 달리고 온 기억도 오늘 뛰게해준 힘이 되어준다.




마지막까지 걷지 않고 달렸다.


매번 무너지는 마지막 3km에서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아닌, 아주 살짝 늦어졌지만, 마지막까지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였다. 아울러 내가 처음 목표한 시간 안에 완주하였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내 두 다리, 심장이 튼튼하게 나를 버텨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비를 맞으며 뛰면서 온갖 생각들이 머리 안에 복잡하였지만, 골인 지점을 넘는 순간에는 그 모든 잡다한 것들이 사라져 버렸다. 이렇게 비가 세차게 내리는 마라톤은 인생에 기억이 남을 것이다. 아울러 오늘 대회에 함께 나간 고등학교 동기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함께 모여 뛰고 끝나고 함께 식사하고 서로에게 응원과 덕담을 건넨다. 특히 오늘 첫 하프를 뛴 두 친구에게 축하와 응원을 다시 보내본다.





언제나 그렇지만, 뛰는 중간 특히 마지막 3km 가량은 너무 괴롭고, 내가 왜 돈을 내고 이 고생을 하는 것인지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골인 지점에 들어오고 완주 메달을 받는 순간 가슴 뿌듯한 무엇을 얻는다.



내가 오늘 뛴 거리는 21km, 단 2시간이지만


나는 앞으로 또 다른 21일, 21개월, 21년을


더 멋지고 재미있게 살아갈 힘을 얻고 왔다.



이러니, 내가 이렇게 비를 맞으면 또 뛰러 나가는 이유이다.


하프를 뛰고 와서 이 정도라면, 풀코스를 뛰고 온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오늘 나와 함께 같이 마라톤을 나간 친구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만여 명의 러너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역시 함께 뛰고 땀 흘리고 같은 마음으로 달리는 동료가 있어 인생은 더 따뜻하고 살만하다. 역시 마라톤은 정직하다.




걷지 않고 끝까지 뛰었다.


2025년 9월 28일.






https://blog.naver.com/mdearnest/224024957168











오늘은 천천히 조깅으로 7km를 달리려는 생각을 가지고 달리러 나갔다. 운동화 끈을 다시 조여매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처음 몇백 미터, 몇 분은 몸이 무겁고, 늦잠이 아닌 러닝을 선택하여 나온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슬슬 몸이 풀리면서 이내 마음이 달라지고 몸도 발걸음도 더 가벼워졌다. 땀방울이 하나씩 슬슬 흐르기 시작하고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호흡도 거칠어지는 순간은 잠시, 나만의 호흡법으로 몸과 마음이 더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의 목표한 거리, 시간을 염두에 두고 나만의 속도로 뛰기 시작한다. 자칫 연휴 시작을 오버페이스, 체력을 너무 소비하면 안 되기에 천천히 무리하지 않는 러닝을 하였다. 다행히 계속하여 나는 오늘 러닝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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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1km 남았다.



슬슬 머리가 복잡하였다. 이런 속도로 계속 가는 것이 좋을지, 연습, 트레이닝 목적으로 마지막 속도를 높이는 것이 좋을지? 그러나 내 몸은 자연스레 속도를 높였다. 보폭도 살짝 늘어난 듯하고, 무엇보다 발걸음이 더 가벼워지고 내 발이 움직이는 속도도 빨라지게 되었다. 마지막 1km는 질주,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오늘 내가 원하는 거리, 속도 모든 것을 뛰었다.



물론 아주 긴 거리, 시간도 아니지만 연휴 시작으로 딱 적당하고 기분 좋은 러닝을 하였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러닝하고 더 기분 좋은 연휴를 시작한다. 건강한 러닝, 뛰는 것은 내 연휴도 더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건강하고 기분 좋은 연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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