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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 Soo May 29. 2020

사랑만큼은 진부하게


모든 것이 간편해졌다
카메라에서 컴퓨터로 옮겨 폰으로 이동했던 게 이젠 카메라에서 직접 폰으로 옮길 수 있고
버스 요금통에 천 원을 집어넣으면 딸랑딸랑하며 거스름돈 받던 게 카드 하나만 인식시키면 띵~ 하며 끝나고
발을 굴러 페달을 돌려 자전거 바퀴를 돌려 가던 게 스위치만 넣고 두어 번만 돌려주면 징~ 소리를 내며 앞으로 가고
사랑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정을 주면 감정이 따라오는 편리함이 아니라 약간의 긴장, 약간의 먹먹함, 약간의 애간장을 건네면 조금씩 받게 되는 약간의 바라봐 주는 시간적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편리하게 돌아가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사랑만큼은 진부했으면 좋겠다 사랑은 받았다가 잃게 되면 아픈 게 사랑이니까
그렇게 무르익는 게 너와 나의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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