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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는다’에서 ‘태어나다’로

아가를 낳는다기보다 아가가 태어난다고 생각하기

by 정예예


어떤 단어로 생각을 시작하냐에 따라 생각의 방향과 따라오는 감정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 낳다 ‘와 ’ 태어나다 ‘가 그렇다.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태어났다.


‘낳다’와 ‘태어나다’는 주체가 다르다.


사실 그동안 앞 단어로 더 많이 생각했다.

낳는 것에 중점을 두면 두려운 감정이 서서히 부풀어 오른다. 언제 낳을지, 얼마나 아플지, 어찌나 힘들지 등등.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 태어나다 ‘로 단어를 바꾸면 설렘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이 꼬물이가 언제 태어날지, 태어나면 얼마나 예쁠지, 태어나느라 애쓴 아이를 잘 돌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다시 그려보게 된다.


생명을 잉태하는 현장에는 낳는 사람도 있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그동안 낳는 것만 생각해 온 건 아닌지.

기다려온 새 생명이 곧 태어나는 경사를 앞두고 말이다.


이제 고통을 상상하느라 추켜올린 눈을 내려 배를 바라본다. 아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나갈 날을 기다리며.


한 생명이 태어날 준비 중이다. 곧 태어날 것이다.

네가 태어나는 그 순간을 기대해!

우리 같이 잘해보자!

협력해서 잘 낳고 잘 태어나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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