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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 일 Aug 27. 2019

평범함을 기르는 법

평범해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사실을


한 폭의 세상에 자연스레 섞이는 일



어렸을 적부터 나는 아이들과 잘 섞이지 못했고 늘 섞이는 흉내 언저리를 맴돌았다. 엄마 아빠는 내가 별난 애라서 그렇다고 했다. 별나고 예민해서 짜증도 많고, 눈물도 많은 거라고. 너는 평범해질 필요가 있다. 매일같이 꾸중 아닌 꾸중을 들었다.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일을 하면 역시 너는, 하는 눈빛이 싫었다. 별난 애에서 벗어나고 싶어 갖은 애를 썼지만 아무리해도 벗어나지지가 않았다. 어떤 행동을 해도 나는 별난 애였다. 언제나 자연스럽게, 평범하게, 중도를 지키고 싶어 안달이 나 결국 넘치고 마는 일을 반복했다.


어린 나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비판하는 일이 어려웠고, 남을 가지지 않고 사랑하는 일이 어려웠다. 그게 다 내 탓인 줄만 알았다. 나는 별난 애니까 내게만 세상이 별나게 어려운 일인 줄 알았던 거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서야 그런 평범과 보통에 근사치인 모든 일들은 모두에게, 심지어 나의 엄마 아빠에게도 어려웠던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은 나를 가지지 않으면서 사랑하는 법에 서툴러 나를 별난 애로 만들었으니까. 평범해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사실을,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실은 별난 애라는 사실을 알고나서야 비로소 나는 평범해질 수 있었다.


평범으로 가는 일, 참 평범치 않게 어려운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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