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titude + Grooming = Appearance 편
학원 가지 마세요, 영어가 정말 중요합니다,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세요, 일상에서 서비스직에 걸맞은 태도를 갖추세요 등등의 말을 했다. 그동안 많은 분들로부터 질문을 받아왔다. 구체적으로 그럼 어떻게? 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보려고 한다. 총 네 개의 글로 나눠 게시할 예정이며, 아래에 미리 가이드라인을 달았다.
사실 이런 준비 없이도 쉽게 합격하는 사람들도 있다. 친구 따라 지원했다 붙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한 두어 번 본 면접 후에 합격하기도 하고. 아마 굳이 이 글을 찾아 들어온 분들은 지원을 고려하는 중이거나, 이제 막 준비를 해보려고 하거나 아니면 흔히 준비생, 장수생이라고 하는 분들일 것이다. 국내 항공사를 지망하는 경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전혀 진리도 아니고 개인적인 주관이 지극히 반영되어 있으며, 심지어 뻔하기만 한 이야기들이 될 수도 있겠지만 조금이나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는다.
■ Attitude + Grooming = Appearance 편
□ English Interview 편 (그룹 디스커션, 파이널 인터뷰 등)
가볍게 느껴지지만 많은 지망생들이 지레 겁부터 집어먹는, 그래서 별 게 아니라고 해주고 싶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Attitude, grooming, appearance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일단 각 용어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 보자. 사전에서 attitude는 [1. (정신적인) 태도, 사고방식 3. (몸의) 자세], grooming의 경우 [차림새, 몸단장]라고 나온다. Appearance를 찾으면 [(겉)모습, 외모]라고 나온다. 뉘앙스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태도와 전반적인 차림새를 합쳐 전체적인 모습을 갖춘 어떤 것이 어피라고 보통 일컫는 것이 될 것이다.
승무원 학원 등을 가면 클래스 중에 바로 이것들을 다루는 수업이 다수 존재한다. 피상적인 요소 같고 막상 수업에 가보면 이게 뭔가 싶지만 어쩔 수 없이 하나의 큰 축을 구성한다. 물론 외항사의 면접에서는 디귿자 워킹을 해서 입장한다든지, 인형처럼 공수 자세를 하고 서서 '안녕하십니까~' 하는 인사를 할 필요는 없다. 면접 내내 공수 자세로 시종일관 미소 유지를 해야만 하는 기계적인 절차도 없다. 다만 국내 면접에서는 그래야 한다고 하고, 미소 유지하는 동안 얼굴 근육이 덜덜 떨리지 않을 정도로 연습을 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지금 해도 그 살 떨리는 면접 상황에서 과연 가능한 건지 의문이 든다.
회사에서 승무원은 서비스 최전방에 서 있어야 하는 정예요원이다. 회사가 보이고 싶은 이미지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하고, 고객을 직접 만나 응대하는 자리에 있다. 특히 승무원에 대한 선망이 높고 아직 전통적인 이미지가 짙은 국내 항공사나 아시아계 항공사는 더욱 이쪽 부분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유럽이나 중동 혹은 미주 지역 항공사들은 승무원에게 어떤 정형화된 이미지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승무원에 관심이 그리 없는 경우, 어떤 항공사들은 유니폼 디자인이 떠오르지 않는 곳도 많고 오히려 항공사가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의 측면들을 전략적으로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니 채용 과정에서 보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이 사람이 승무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는 것이 첫째요, 둘째는 그 항공사가 추구하는 나릉의 이미지일 것이다.
1.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알 수 있는 방법은?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작업과 타인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 그리고 일단 면접에 부딪혀 보면서 다른 지원자들과 자신을 비교해 보고, 면접관을 통해 느끼는 감으로 알아갈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을 준비하고 스스로의 매력을 발견해 가야 한다. 실패가 누적된다고 해서 주눅 들거나 자기 비하에 빠질 필요는 없다. 준비기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왜 안 되는 걸까 묻다 보면, 정해진 답은 없고 사소한 것들까지 집착하게 되는 때가 오긴 한다. 그렇지만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결코, 그런 태도는 합격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키가 이러한데 될 수 있을까요?', '외모가 이러한데 될 수 있을까요?' 하는 질문들을 자주 받는다. 이 질문에는 함정이 있다. 답은 본인이 알고 있고 어쩌면 답이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스스로 이런 이유로 안 되지 않을까 하면 누구도 당신의 가능성을 봐주지 않을 것이다. 명확한 영역이 있다. 예컨대, 손목에 엄청나게 큰 문신이나 가리는 게 불가능한 흉터가 있다거나, 키가 직무 수행에 영향이 있을 만큼 작다면? 그런데 만약 지워볼 수 있는 문신이거나 가릴 수 있는 흉터이거나 암리치가 한 1cm 정도로 닿지 않는다면? 이것들은 매우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다.
치열에 대해서도 문의가 많다. 한눈에 보기에 치열이 엉망이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사소한 흠결이라면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비행하면서 눈에 띄는 덧니를 가진 크루도 만나본 적이 있다. 물론 고칠 수 있고, 비용이 감당 가능하고, 그렇게 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또 다른 이야기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은, '고치기에는 부담스러운데, 어쩔 때는 보면 괜찮기도 한데.. 할까요? 말까요?' 하는 의도에서 묻는 것이다. 누군가 답을 내려주길 바라는 애매함 때문에 고민이라면 하지 말라. 여타 개인적으로 시술이나 성형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역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외적인 부분은 사람마다 준비된 정도에 차이가 있다. 모두가 다듬어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수도 있다. 얼굴이 어떻게 생겼고, 키가 어떻고 이런 요소들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본질을 흐리는 셈이다. 얼굴의 생긴 모양이나 키는 냉정히 말해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본인이 충분히 서비스직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내고 있지 못하다면 이것은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부분이며, 신경 써야 할 영역이다. 개개인 나름의 매력이 있고 그것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공항에 가서 앉아 있으면 다양한 이미지의 승무원들을 보게 된다. 미디어 등을 통해 소비하는 궁극의 이미지가 아니라서 어떤 실망의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바꿔 말하면, 무슨 미인대회가 아니라는 거다. 서비스업의 꽃이라 불리는 승무원으로서 얼마나 서비스 역량을 갖췄는지를 보자는 것이다. 비행기를 탔을 때, 어떤 사람에게 서비스를 받고 싶을지 떠올려 보고 그 모습을 나에게 투영해 보자.
키는 수치를 놓고 기계적으로 잘라내 버리는 항공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외항사는 암리치(arm reach)를 잰다. 극단적으로 작은 키가 아니고, 채용 공고에서 명확한 선을 그어놓지 않았다면, 암리치는 한 번 해볼 만한 것이 된다. 일단 넘으면 조건을 하나 확실하게 충족하는 셈이니 말이다. 212cm 선을 그어놓고 연습하자. 넘지 못하면 기회는 없다. 에미레이트의 경우, 일단 나 때는 없던 160cm 이상이라는 제한이 생겼다고 한다. 참고로 필자의 키는 161cm이다. 까치발(tip toes)로 알고 있는 발끝으로 서서 한쪽 팔을 뻗었을 때 이 선에 닿아야 한다. 두 발 모두 땅을 지지하고 있어야 하므로 대각선 꼼수는 통하지 않으며, 발레리나 토(ballerina toes)라고 해서 완전히 발가락만으로 서는 것도 안 된다.
이 서비스 역량, 이미지라는 것들은 어쩌면 습관을 바꿔 나가는 일이라 일상에서 꾸준히 쌓아 나가야 한다. 지나치게 미친 사람처럼 보이지만 않을 수 있다면 평소에 미소 짓는 연습도 하자. 가만히 있어도 입꼬리가 올라간 얼굴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입꼬리가 쳐져 있는 얼굴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연습을 해서 입꼬리를 올리는 연습을 해주면 무표정에도 은은한 미소 느낌을 낼 수 있다. 연습은 과장되어도 좋다. 평소 잘 쓰지 않던 얼굴 근육이 익숙해져야 자연스러움으로 나아갈 수 있다. 궁극적으로 웃는 상이라고 하는, 그런 모습이 묻어나도록 말이다.
전신 거울을 놓고 자주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거울로 보는 내 모습은 일상적인 모습보다 정돈되고 어떤 면에서 내 눈에 왜곡된 모습이다. 정지된 채 눈도 더 크게 뜰 테고 표정도 주시하며 흠결을 조절하고 있다. 그런데 움직이고 말하는 동안에는 그런 것들이 불가능하다. 아주 사실적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찍고 찍히기를 추천한다. 면접 연습을 할 때도 다 녹화를 하자. 그리고 고통스럽겠지만 꼼꼼히 다시 보자. 걷는 걸음이 밉다든지, 말할 때 눈알을 굴린다는 등의 습관적인 버릇도 알 수 있다.
목소리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고 싶다. 준비생 시절 고민했던 한 가지가 바로 이 목소리였다. 남들보다 저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서비스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었다. 의식적으로 음을 좀 올려 말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분명히 필요한 트레이닝이다. 목소리는 어떤 사람을 설명하는 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어느 날은 억지로 높여 말하는 게 우스꽝스럽기도 해 혼란스러웠다. 음, 이 문제가 나름 해결의 국면을 맞이한 것은 외항사는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우리말과 다르게 영어는 높낮이가 다양하고 발성의 차이로 톤 자체가 높게 형성된 언어다. 또한, 언어 자아(language ego)에 대해 들어본 일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다른 언어를 말할 때, 목소리도 바뀌고 성향도 바꿔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 어떤 미드의 어떤 캐릭터를 따라 했나 이런 게 언어 습관에 나온다는 농담을 들었는데 그게 어쩌면 사실인 것이다. 반대로 아직 한국어 사용 습관으로 영어에 리듬이 덜 실리는 경우에는 영어를 쓸 때 오히려 딱딱한 이미지를 줄 수도 있으니 리듬을 살리자.
2. 가장 가고 싶은 항공사의 인재상
이 단계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내가 가장 가고 싶은 항공사가 어디이고, 그 항공사가 추구하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이다. 예컨대, 싱가포르(싱가폴) 항공을 지원한다고 해보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대한항공이라고 해보자. 역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어떤가. 역시 있다. 그 항공사의 유니폼과 메이크업 경향, 특징적인 이미지가 분명히 있다. 특히 항공사의 모델, 프로모션 이미지 등을 보면 이 회사는 이런 느낌을 원하는구나 하는 감이 올 것이다. 국내나 아시아 항공사는 사실 좀 더 정형화된 이미지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그 밖의 항공사들은 내가 가진 이미지에 그 항공사가 가진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입힌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이 단계에서 무척 혼란이 올 것이다. 대체 그 회사가 추구하는 이미지라는 게 뭔지 애매한 구석이 있으니 말이다. 면접관과의 궁합이라느니 그 날의 운도 작용한다는 말이 괜히 하는 말은 아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이미지라는 영역이 좀 더 엄격한 국내 항공사에 가능성이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할 때가 찾아온다. 흔히 너는 어디 상이다, 저기 상이다 라고 하는데, 아주 빈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국내 항공사와 이미지가 전혀, 완전히 맞지 않는 극단적인 케이스였다.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면접이나 스터디 등을 다니다 보면 늘 듣던 말도 그러했다. 학원에서 만난 강사들도 대부분 '외항사는 걱정 없겠는데 국내는 지원하려면 정말 많이 노력해야겠어요, 말할 때 눈썹을 자주 움직이고 손을 쓰는 제스처가 많은데 그러면 안 돼요, 메이크업으로 피부톤을 엄청 올려야 할 것 같아요.' 내가 피부톤이 어둡고, 외모가 이국적인 데다, 표정도 과하니 남들보다 잔뜩 튀어 보여 안 된다는 소리인 것을 알았다. 정보 수집을 해보고,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다 보면 내가 어디가 부족해서 떨어지는지 이미지가 맞지 않아 떨어지는지 알게 된다.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샅샅이 훑어보자. 면접 전에 회사의 역사부터 인재상, 미션, 비전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회장이든 사장이든 언론사에 한 인터뷰 등이 있다면 읽어봐도 좋다. 현재 비즈니스 현황이 어떠한지 올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어떤 기종의 비행기를 몇 대나 보유하고 있는지 등등, 회사에 대해 알고 가자. 또한 지원하는 항공사가 외항사라면, 구글에서 해당 항공사에 대한 정보를 '영어'로 검색해 보기를 권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승무원 지망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항공사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항공사에 대한 새로운 뉴스들도 접할 수 있고, 영어 공부도 될 테니 일석이조다. 이렇게 습득한 내용들은 기회가 왔을 때, 자연스럽게 면접에서 녹여낼 수도 있고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이 있냐 물으면 연결 지어 질문을 하여 더욱 어필해 볼 수도 있다. 이왕이면 우리 회사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이 있는 사람을 뽑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참고로 에미레이트에서는 다섯 가지 Service personality를 규정하고 트레이닝 중에 매우 강조하는데 personal, thorough, considerate, pioneering, cosmopolitan이 그것이다. 특히 에미레이트는 다양성을 중요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캐빈크루만 2만여 명의 커뮤니티이고, 135여 개국, 55여 개의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3. 헤어, 메이크업, 의상
보통 사진을 찍거나 면접을 갈 때에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전문가에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다. 당연히 어설프게 준비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본인의 요구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거나 혹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경우에는 직접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
헤어나 메이크업을 여러 가지 시도해 보면서 얼굴의 장단점을 알아간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 또한 입사 후 트레이닝 기간 중에 어느 정도로 그루밍 세션을 갖는지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출근할 때 헤어와 메이크업은 결국 직접 해야 하므로 미리 익숙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원하는 항공사의 그루밍 가이드라인을 알고 거기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조를 찾아 메이크업을 해 보는 것도 좋다. 그보다도 본인에게 정말 잘 맞는 색조를 안다면 이에 맞춰 의상과 메이크업을 준비하자. 네일도 잊지 말자. 면접 의상의 경우, 정해놓는 곳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외항사들은 자유롭게 정장 차림을 한다. 색상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다양하다. 원피스, 투피스, 쓰리피스. 나에게 맞는 옷차림을 알면 당연히 돋보일 것이다. 거꾸로 톤이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칙칙해 보일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피해야 하는 스타일이나 색상을 알아가는 쪽으로 접근해도 좋겠다.
위의 과정을 거칠 때, 역시 솔직한 의견을 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을 꼭 들어야 한다. 내가 보기에 괜찮거나 좋아하는 것들이 꼭 나와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어서다. 오렌지색이 어울린다는 말을 자주 들어 골랐던 원피스가 있었고 다들 괜찮다고 했었는데, 면접관 한 분이 면접 마지막에 그 옷이 내게 안 어울리니 다음에는 다른 옷을 입고 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었다. 참 감사했다.
4. 사진이 중요한 이유
대부분 면접관들은 사진을 통해 나를 먼저 만난다. 서류에서 걸러 면접을 통해 만난다 하더라도 매우 짧은 기간 인상을 남기고, 잔혹하지만 그 짧은 인상으로 다음 스테이지로 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셈이다. 그러니 말 그대로 어피를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고, 사진도 무척이나 중요한 셈이다. 이것은 꼭 항공사가 아니더라도 이력서를 쓸 때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워낙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일이 잘 발달되어 있으니 알려진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데에 공을 들이자. 증명이나 여권 사이즈의 얼굴 사진이 제일 많이 필요하고 쓰이지만, 전신사진이나 프리스타일의 캐주얼한 사진까지도 필요한 곳들이 있다.
사진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사진을 여러 번 찍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이게 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진관에서 요즘은 원본과 수정본을 파일로 제공해 준다. 간단하게 포토샵도 익혀서 리터치라든지 각기 다른 사이즈의 사진을 온라인 인화 사이트를 통해 출력했었다. 요즘은 인화 사이트 자체 편집 툴이 있어서 여러 사이즈로 다양하게 주문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에미레이트 최종 인터뷰를 앞두고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심정이었다. 초조해하며 순서를 기다리는데, 당시 채용을 대행했던 관계자가 긴장하지 말라며 다독이며 말했다. 당시 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에미레이트 면접관들이 한국인 응시자들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고. 어피가 완벽하고, 준비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잘 되어 있어 깜짝 놀라 한다는 것이었다. 정해둔 숫자 없이 최대한 많이 데려가려는 것 같으니 너무 걱정 말라고 말이다.
한국인 예비 승무원, 지원자들은 일반적으로 이렇게 어디서든 어피에서는 완벽하다는 칭찬을 듣곤 한다. 그러니 기죽지 말라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때로는 한국인 지원자들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타 도시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면접을 보는 수고도 할만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무슨 대단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 것이 아닌데 길어진 글이 되었다. 실제로도 뻔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채용하는 입장에서 효율은 무척 중요하다. 지원자들은 간절하여 좀 더 꼼꼼히 다 들여다 봐줬으면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는 곳은 없다. 오히려 단계마다 추리고 추려, 마지막에나 그런 기회를 부여할 뿐이다. 첫인상은 단 0.1초 만에 결정된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그 0.1초가 누구보다 완벽하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정리 차원 + 지극히 개인적인 조언 한 마디. 미인대회가 아니라 인상과 태도를 다듬어 서비스직에 걸맞아 보이라는 것, 튀어 보이라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개성에 따른 매력을 드러낼 것, 무엇보다 운의 영역도 있으니 자책은 금물. 외항사 승무원 준비, 절대 올인은 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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