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도토리, 뿌리를 내리다

그것을 보면서 생각하다

어느 해 가을

낙엽을 치우다가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오랫동안 도토리를 긁어서 버리지 않았고

그간 며칠 비가 내렸었는데

그 결과로 많은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는 것은 경이로웠다.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 도토리만큼 치열하게 살고 있나?'

하는 반성을 해보았다.

도토리보다야 나아야 할 텐데......


집 옆에 있는

이 도토리가 떨어진 나무는

높이가 30m쯤 된다.

그렇게 커다란 나무도

시작은 이렇게 조그마한 도토리 하나로 시작했을 것을 생각해 보면

처음 시작하는 작은 것들을 얕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뿌리를 내린 도토리 중 하나를 뽑아보았는데

이미 뿌리를 퍽 깊게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뽑아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이미 뿌리를 깊이 내린 도토리를 보면서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는 것을 다시 깨우치기도 한다. 

  


작가의 이전글 덜 아픈 손가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