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보면서 생각하다
어느 해 가을
낙엽을 치우다가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오랫동안 도토리를 긁어서 버리지 않았고
그간 며칠 비가 내렸었는데
그 결과로 많은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는 것은 경이로웠다.
도토리가 뿌리를 내리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 도토리만큼 치열하게 살고 있나?'
하는 반성을 해보았다.
도토리보다야 나아야 할 텐데......
집 옆에 있는
이 도토리가 떨어진 나무는
높이가 30m쯤 된다.
그렇게 커다란 나무도
시작은 이렇게 조그마한 도토리 하나로 시작했을 것을 생각해 보면
처음 시작하는 작은 것들을 얕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뿌리를 내린 도토리 중 하나를 뽑아보았는데
이미 뿌리를 퍽 깊게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뽑아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이미 뿌리를 깊이 내린 도토리를 보면서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는 것을 다시 깨우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