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어떤 손가락인가
형, 누나, 나, 남동생, 여동생 또 여동생.
이렇게 형제가 여섯이다 보니 살아가는 모습도 제각각이다.
그리고 가끔씩은 어머니와 충돌하는 사람도 있었다.
오래전의 일이다.
형제 중 하나가 어머니와 매우 심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어머니의 얘기를 듣다가 말씀드렸다.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을라꼬요?"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겠어요?)
자식과 대립하는 어머니 마음을 위로한답시고 그런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께서는 잠시 말씀이 없으시다가
시선을 돌리셨다.
그리고
가느다란 한숨을 내쉰 후 말씀하셨다.
"야야, 캐도 덜 아픈 손까락은 있드라......"
(얘야, 그래도 덜 아픈 손가락은 있더구나........)
아픈 손가락.
더 아픈 손가락과
덜 아픈 손가락.
어머니의 그 말씀을 듣고 나서
어머니와 심한 의견 대립 상태에 있었던 그 형제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나는 어떤 손가락이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더 아픈 손가락과
덜 아픈 손가락.
그대는 어떤 손가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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