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양용이 되기 위한 수포자의 수영 생존기 02
자유형을 할 때 손이 어디쯤 있어야 ‘잘’ 떠있다고 생각하는가?
수면 위에 찰방찰방? 공기가 손등을 0.01초 간격으로 슬쩍 스치는 그 어디쯤?
아니다. 손이 수면 아래 20cm 정도에 위치하는 것이 ’잘’ 떠 있는 위치다.
물 위가 아닌 물속에 있어도 상황에 따라 잘 떠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잘 뜸의 기준은 수면 위가 아니라 물이 담긴 수영장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이니까.
수면 위로 등지느러미가 올라와 있다고 헤엄에 특히 능한 물고기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심해 깊은 곳, 수십 톤의 무게와 어둠 안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수종들에게 더 신비감을 가지고 있질 않은가?
기업의 일원이자 팀의 리더로, 사업가로, 딸로, 배우자로, 친구로- 나를 대변하는 수개의 역할 각자를 모두 이상향에 맞 ' 춰 놓고 끝없이 비교하며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힘들어하는 나에게 그 기준은 대체 어디로부터 온 것이냐고 묻고 싶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종교적 메시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잘 사는 것’의 기준과 실체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 정작 수영에는 별 의미 없는 수면 위라는 잣대 같은 것을 두고 바라보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오늘의 배움]
1. 시야에 손끝을
수중에서 손의 방향이 시선에 확인되어야 의도하는 방향대로 나아갈 수 있다. 시선이 상향으로 살짝 향했을 때 손이 보여야 하므로 손은 수면 위로 올라가면 안 된다. 떠야 한다는 생각에 수면 위로 올려버리면 오히려 어깨 가동 범위 밖으로 나가버려 무리가 되고 필요 없는 힘이 들어갈뿐더러 가고 자는 방향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
2. 4분의 4박자
팔을 돌리고 헤엄칠 때도 일정한 박자를 따라야 한다.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돌아오는 팔이 둘-셋 사이에, 팔이 돌아오기 전에 고개가 먼저 물속에 잠기도록 박자감을 익히자.
3. 목은 몸통에 달려있다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물에 뜨고 자는 강박은 특히 호흡할 때 더 긴장되게 만드는데 고개를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리 몸 통을 트위스트 한다고 생각하면 고개는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4. 정수리엔 눈이 없음
배영시 도달 점에서는 5M 라인에서 자유형으로 영법 전환하여 ‘머리 쿵’을 방지한다.
photo by 우요주 @ Plastic beach, Phu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