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 Nov 16. 2021

힘든 육아의 순간을 견디게 한 "꿈"의 힘

삶과 행복에 관한 K언니와의 대화

 자연출산 동기인 K언니와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자연출산 카페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에도 꾸준히 몇 번의 만남을 가졌다. 가까이  살지 않았는데도 만남을 꾸준히 이어왔는데, 비슷한 가치관과 생각을 갖고 있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느끼는 깊은 공감과 기쁨의 감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언니는 아이를 키우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숲 육아, 제주 이주, 북토크, 카페 운영진, 작가, 꿈지도 활동 등 언니의 모든 활동은 내게 영감과 희망을 주었다.


 그런 언니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어 설렘이 가득했다. 드디어 화면에 곱고 아름다운 K언니의 얼굴이 나타났다. 숲 육아를 마치고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보내고 있다는 언니의 표정이 편안해 보였다.


#1. 엄마로 살면서 힘든 순간을 견디게 한 힘: 좋아하는 것을 계속한 것!


나: 언니, 저는 그동안 언니의 활동들을 보면서 희망과 힘을 많이 얻었었어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한 3년 전만 해도 여기 쿠칭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고민이 되게 많았었어요. 주기적으로 우울증이 오기도 했었고. 그때마다 블로그에 글 쓰고 그랬었거든요. 그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근데 언니가 그중 한 명이었고, 그때마다 언니가 댓글을 달아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그때 생각하니까 갑자기 울컥하네요. ㅠㅠ


K: 우리 오늘 웃고 울자.


나: 그때 언니가 활동하는 것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애들 보고 집안일하는 것도 바쁘고 힘든데, 언니는 어떻게 저런 활동들을 다 하지? 언니 북토크도 열고, 꿈지도도 같이 해보자고 사람들 모으고 그랬었잖아요.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해왔는지 되게 궁금했어요.

 사실 우리가 엄마가 되고 나서 생각지 못한 일들을 진짜 많이 겪었잖아요. 제가 봤을 때 언니는 이 안에서 언니가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보통 흘러가는 대로 사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숲 육아 같은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거든요. 일반 어린이집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거니까.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궁금해요.


K: 내가 힘들었던 첫 번째는 내가 엄마라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는 것까지가 좀 힘들었던 것 같아. 나는 그냥 나인데, 애가 갑자기 다쳐서 피를 흘리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야. 내가 이런 걸 다 결정을 하고 선택을 해야 된다는 그 사실 자체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어.


나: 책임감이 생긴 거죠. 내가 아이들을 지켜야 되잖아요.


K: 난 변한 게 없고 그대로 나인데, 내가 다 해야 되는 거야. 그리고 자연 출산을 하고 3년 넘게 애랑 떨어진 적도 없잖아. 어쩜 이렇게 24시간 내내 아무것도 못하지? 이런 생각들이 들었었지.


나: 너무 공감돼요.


K: 집에서 쉬라는데, 그건 정말 쉬는 게 아니고. 모든 나의 생체 에너지를 다 애한테 집중을 해야 된다는 거 있잖아. 아이가 어릴 때는 이런 게 힘들었던 것 같아. 그리고 두 번째로는 사람들 만나는 것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제주에 오고 나서 좋아졌어. 나는 외향적이기도 하지만 내향적이기도 한 사람이어서 나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새벽 활동을 꾸준히 하게 되고. 제주에 와서 좋은 게 너무 많은 사람들을 다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바운더리 안에 있는 느낌이야.


나: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요. 저도 말레이시아 오고 나서 그런 느낌 많이 받았거든요.


K: 숲 육아를 할 때도 나는 정말 작은 세계에 있었던 거야. 딱 8명의 엄마들 또는 가끔 드나드는 엄마들은 그 안에서 무엇이든지 내 모습을 안전하게 다 보여줄 수 있었고, 무엇이든지 다 해볼 수 있었거든. 그러면서 연대의 힘을 배우게 된 게 좋았어. 그리고 숲 육아를 마치고 지금은 온라인상에서 활동들을 하고 있는 거야. 언니 공동체도 어떻게 보면 그렇잖아.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바쁘게 사는 것 같지만 나는 딱히 그렇지 않아. 요즘에 내가 새로 시작한 일이 있기 때문에 조금 바쁜 건 있는데 그거 외에는 딱히 바쁘지 않아.


나: 언니의 활동들은 궤도에 안착한 느낌이에요.


K: 그리고 내가 힘들었던 거는 둘째가 아플 때였어. 아이가 아토피가 심했고, 가려우니까 잠을 잘 못 잤었지. 나도 아이 긁어주느라 잠을 잘 못 잤고. 컨디션이 안 좋으니 그 화가 첫째한테 가기도 했어. 그때 남편 하고도 핀트가 안 맞아 싸우게 되는 날들이 있었어. 지나고 보면 그때 여보가 밖에서 힘든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걱정할까 봐 얘기를 못했던 거고. 그럴 때는 나도 여보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좌절도 되는 거야. 뭔가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나: 맞아요.ㅠㅠ


K: 이런 것들이 힘들었지. ‘그런 걸 어떻게 극복을 했어?’라고 물으면 그냥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 걸 계속한 것이 그 순간들을 버틴 힘이었던 것 같아. 숲 육아할 때 엄마들이랑 진짜 친했기 때문에 밤에 모여가지고 애들 다 재워놓고 내일 아침에 또 볼 텐데도 밤에 굳이 나와서 술 한 잔을 하고, 힘든 이야기들 하고 그랬었지. 쌓아놓으면 독이 됐을 텐데, 그때그때 했던 활동들이 힘들어서 쌓였던 감정들을 털 수 있게 했던 것 같다.

 여행도 많이 했었고. 여행을 다니면 일상을 다시 보게 되잖아. 제주도 오면 둘째 피부가 좋아지니까 제주도도 많이 왔었고. 첫째가 내 손에 뭔가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들 때 여행을 다녀오면, 다시 밀착감이 들고 그랬던 것 같아. 여행을 하다 보니까 에어비엔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었고.


나: 언니 에어비엔비도 했었죠.


K: 맞아. 돈을 버는 느낌이 나는 너무 좋았어. 내가 처음 숙소 15만 원 받았는데 내가 너무 행복한 거야.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 그때부터 집도 더 깨끗해지고, 살림도 더 간결하게 바꿨어. 왜냐하면 손님이 올 때마다 세팅하는 게 싫으니까. 나는 간단하게 하는 걸 좋아해.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고 스스로 굴러가게끔 하도록 만들었지.

 그리고 요즘에 제주에 와서 나한테 좋은 건 가족 특히 애들한테 내 시간에 대한 당위성이 생겼어. 애들은 내가 글 써서 돈 되게 많이 버는 줄 알아. 글쓰기가 엄마 일이라고 아예 각인이 된 거야. 내가 글쓰기 하고 온다 그러면 애들이 처음에는 싫어했거든. 그런데 지금은 ‘엄마한테 이거 되게 중요해.’라고 얘기하면 아이들이 수긍해. 언젠가 애들이 ‘엄마 그래서 책을 몇 권을 썼어?’라고 물어보는 거야. 내가 할 말이 없었어. 그래서 진짜 하나는 만들어야겠다 생각을 해서 ‘나를 찾는 질문’도 만들게 된 거지.


나: 블로그 글쓰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언니 스스로를 위해 했던 활동들이 육아의 힘든 고비들을 잘 넘겨올 수 있게 한 힘이 된 거네요. 이게 경제적인 활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거고. 와, 멋져요 정말.


#2. 내 꿈에 의심이 들지라도


K: 나는 유진이가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줄은 몰랐었어. 나는 그냥 유진이라는 사람한테 마음이 늘 가는 거야. 약간 선한 사람을 알아보는 나의 선함이라고 해야 될까. 뭘 바라고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마음이 가고. 우리가 생각해 보면 서울에 있을 때 많이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좀 각별했던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쿠칭에서 서울에 잠깐 왔을 때, 그 밤에 우리 집에도 놀러 오고 그랬었잖아. 우리도 너희 집에 놀러 갔었고. 그리고 너희 가족을 만나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돼. 시아 아빠가 하는 일이나 살아가는 방식을 보면, 마음속에 희망 같은 게 생겼어. 내가 꿈꾸는 삶의 모습이 있는데 그거를 진짜로 실천하면서 사는 그런 친구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한테 너무 큰 도움이 돼.


나: 저는 어떻게 느꼈냐면, 언니 보면서 저랑 가치관이 꽤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언니 예전에 그린 스쿨도 가고, 플라스틱에 관련된 것도 신경 많이 쓰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그런 의식도 갖고 있잖아요. 지금 하고 있는 책 쓰고, 꿈지도 활동하고 이런 것들도 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이로운 일을 하려는 게 다 느껴지거든요. 사실 저도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나도 뭔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면서 살았지만, 살다 보면 내가 너무 얼토당토않는 꿈을 꾸고 있는 거 아니야? 너무 이상주의적인 거 아니야? 남들은 그냥 사는 것 같은데, 나 혼자 왜 이런 꿈을 꾸고 있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그럴 때 언니를 보면 언니도 그런 길을 가고 있고, 또 언니 남편분도 하는 일이 그런 가치랑 다 연결이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사업을 해서 꾸준히 이어간다는 게 사실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걸 실제로 이루고 계시잖아요. 그런 거 보면서 ‘진짜 저렇게 살 수도 있구나!’ 하는 희망을 많이 가졌었거든요.

 언니는 그런 생각 안 해봤어요? 언니가 꾸고 있는 꿈에 대해서 항상 확신을 갖고 실행하게 되는지, 아니면 내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나? 하는 의심이 들 때는 없었어요?


K: 있지. 그리고 나는 이제 글 쓰기 시작한 지 딱 만 3년이야. 근데 나는 무언가를 할 때 3년 이상을 하면, 그 이상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 사람이야. 새로운 걸 좋아하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 만큼 호기심이 많아서 무언가를 꾸준히 못했었어. 그런데 이 글쓰기는 정말 3년을 내가 채운 거야. 근데 처음에 글쓰기 할 때 선생님이 ‘책 내는 데 3년은 걸려.’ 이런 말을 하면, ‘아닌데요? 저 1년 만에 낼 건데요.’ 그런 마인드로 살았었거든. 이게 정말 3년이 걸리고, 지금 원고 투고 오늘 아침에도 했거든. 근데 별로 반응이 없는 거야.

 누군가는 투고하자마자 3시간 있다가 전화가 와서 계약을 했다는 거야. 그런 걸 보면 내 글이 시장성이 없구나 싶은데, 나는 정말 꼭 내고 싶어.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정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거랑 내가 쓰고 싶어 하는 글이랑 다른 거지. 하지만 나는 이걸 정리를 꼭 하지 않으면 흐지부지 다 없어질 것 같아. 지난 10년이라는 세월이 나를 변하게 했듯, 앞으로 나는 또 많이 변할 거야.

 그리고 나는 요즘 솔직히 많이 변하고 있어. 경제 공부를 시작하면서 옛날의 나와 또 달라. 우리가 약간 비슷한 거는 무언가를 하면 그냥 대충 하거나 다른 사람 말을 듣고 하지 않고, 일단 우리가 공부해보고 경험해보는 사람들인 것 같아. 정말 10년이라는 세월이, 어떻게 보면 자출로부터 파생돼가지고 환경과 건강과 가족 그리고 교육까지 쭉 오게 된 거잖아. 근데 이제 이게 달라지고 있는 시점인 거지. 나는 그래서 그 시점에 이 책을 꼭 내고 싶은 거야.


#3. 켈리최 이야기로 시작한 꿈 이야기

 

K: 나는 요즘에 유진이가 켈리최 활동하는 게 궁금하더라고. 다른 사람이 하면 별로 관심 없었는데 유진이가 그걸 하는 걸 보니까 궁금해졌어.

 

나: 켈리최 알게 된 거는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책 읽고 알게 됐어요. 저도 사실 처음에 크게 관심은 없었는데, 켈리최 유튜브에서 시크릿에 대한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시크릿을 예전에 좋아했었어요. 남편 만나기 전에, 남자 친구가 너무 오랫동안 없고 그래서 다이어리에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상세하게 써놨었거든요. 그 리스트에 대해 많이 생각했었고요. 그리고 남편을 만났는데, 이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는 느낌이 확 왔어요.


K: 나도 그랬어. 그래.


나: 한 가지 빼고 다 똑같았어요. 그러니까 내가 쓴 것 중에 남편 몸무게 빼고 다 똑같아요.ㅋㅋ


K: 나는 젊을 때 소개팅해주는걸 너무 좋아했었거든. 근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안 좋아하고, 나는 별로인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이럴 때가 있었어. 그때 내가 노트에 적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면때문에 좋은지, 또 다른 사람은 어떤 면때문에 나에게 좋은지 썼거든. 그때 나한테 이상형이라는 게 생긴 거야. 보통 실제로 이렇게 적는 사람이 별로 없대. 남편을 만났는데 내가 생각했던 조건에 다 맞았어. 그러니 연애하고 한 달 지나서 결혼하자고 할 때도 당연히 되는 거야.  기준이 명확했으니까. 그런데 나도 한 가지 여보의 몸무게가 안 맞았거든?ㅎㅎ 그런데 그렇게 바쁜 사람이 점심시간마다 피트니스에 가서 운동을 한다는 거야. 그래서 언젠가는 뺄 것이다라는 게 내 머릿속에 있었어. 지금 13년을 살았잖아. 이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살 뺄 거라는 게 내 마음속에 늘 있었는데, 이번에 뺐잖아.


나: 와. 대박이에요 진짜. 전 그 시기가 아직 안 왔어요.ㅋㅋ

 전 이것 말고도 시크릿 경험을 많이 했었거든요. 교환 학생 갔을 때 시크릿을 읽었거든요. 취업도 그렇고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는데, 내가 가고 싶은 회사를 썼었어요. 그랬더니 몇 달 뒤에 신입사원으로는 들어갈 수 없던 회사에 기회가 생겨서 들어갔어요. 이렇게 시크릿의 힘을 믿고 있었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잊고 살았던 거죠.

 그러다가 켈리최 유튜브를 봤는데 그분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 시크릿이라는 거예요. 책을 60번을 읽고 자기한테 체화시켜서 사업의 성공을 이루어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충격이었어요. 그러니까 내가 작게 생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말 큰 꿈도 자기가 정말 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이룰 수 있다는 개념이 갑자기 머리를 댕 하고 치더라고요.

 단순히 이분이 사업만 키운 게 아니라, 예를 들면 가족 같은 기업을 만들었대요. 저도 만약에 기업을 만들면 가족 같은 분위기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사실 되게 힘든 거잖아요. 또 사업의 시스템을 만들어서 자신은 소유주가 되고, 일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세계 여행을 하며 사는 거예요. 이것도 이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거지,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분은 직접 꿈을 현실화시켜서 살고 계신 거예요. ‘와, 이게 진짜 이렇게 가능한 거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그분 유튜브를 파기 시작했어요. 근데 내용이 도움이 되는 게 되게 많았어요.

 그중에 한 가지가 3분 정도의 짧은 영상이었는데,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하고 싶은 일이 총알이라고 한다면, 보통 사람들은 총알을 엄청 많이 장전해 놓고 허공에다가 대고 막 쏜 대요. 그러니까 에너지를 허공에 다 쏘아서 버리는 거죠. 반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총알을 많이 넣지도 않고, 한 2~3 발만 넣고 진짜 목표를 딱 정확하게 설정을 해서 그 목표에만 집중한다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 순간 제가 그동안 살아왔던 삶이 쫙 보이면서 반성했어요.

 저는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지 않고, 그냥 이것저것 다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니까 공동체 활동도 이것저것 너무 많이 하고, 경제에도 관심 있으니까 경제 공부한다고 클하대도 듣고, 주식 책도 읽고 그러면서 너무 많이 다 잘하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정말 허공에다가 총 쏘는 것밖에 안 되는구나라는걸 깨닫고, 집중하기로 결심한 거예요.

 지금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언니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랑 좀 비슷해요.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어떤 방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찾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그래서 책도 이제는 자기 계발이나 꿈을 이룰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책들 위주로 읽고 있어요. 영상도 그런 것들 위주로 보고요. 켈리최 영상도 그래서 많이 보게 된 거예요. 이와 관련된 글도 써보고, 영상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들도 하고 있어요.


K: 글쓰기는 어떤 주제야?


나: 지금 언니랑 이런 얘기하는 거 같은 거예요. 나를 찾는 여행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되죠. 소희 언니 글쓰기를 하고, 마음이 많이 자유로워졌는데, 이게 다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삶을 뒤돌아보니,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먼저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때는 다 경쟁하는 상황이고, 그래서 서로 얘기를 못 했었어 다들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들하고도 같이 얘기를 해보고 있고, 저희 부모님 하고도 한번 얘기를 해보려고요.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꺼내지 못했던 얘기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좀 풀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K: 와 진짜 큰 용기 낸 거를 응원해.


나: 지금 느끼는 건 이렇게 같이 얘기할 때마다 너무 좋아요. 언니랑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순간도 좋고,  그전에 친구 몇 명이랑도 얘기했는데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깨닫게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K: 인터뷰를 하면서 정말 내가 느끼는 게 많고, 나한테 오는 것들이 많아. 그런 거를 잘 정리해 보면 유진이에게도 의미 있는 기록이 되겠다.


나: 네. 매번 대화에서 깨달음을 얻게 돼요. 대화를 마치고 다시 또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고요. 계속 이렇게 해보고 싶어요.


K: 정말 그 작업을 응원하고. 한 가지 얘기하고 싶은 건 언니 공동체에서 열심히 했지만 돈 되는 일은 아니라고 했잖아. 근데 그게 지금은 돈 되는 일은 아니지만, 유진이가 잘 발전시키면 그게 정말 유진이의 빛나는 자본이 되거든. 빛나는 자산이 되고. 나는 유진이가 그때 음악회 하는 거 보고 깜짝 놀랐어.


나: 저는 그걸 하면서 진짜 저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어요. 재밌기도 했고요. 좀 힘들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그거 할 때는 하루 종일 핸드폰에 붙어 있었거든요. 그전까지 저는 리더의 경험이 없어요. 학교 다닐 때도 항상 누가 하면 그냥 따라 했고, 내가 이끌어서 뭘 하기에는 자신감도 없었거든요. 누구를 지지해 주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었고요. 그런데 내가 직접 리더가 돼가지고 모든 일을 진행하고 이끌어 가는데, 의외로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나한테 이런 면이 있구나라는 거를 진짜 깨달았어요. 자신감을 많이 얻은 거예요.


K: 유진이는 무언가는 되게 편안해. 사람들한테 이거 꼭 해, 이거 꼭 해야 돼 이런 거 안 하잖아. 너의 삶으로 느껴지는 그 분위기가 편안하니까 나도 다가가게 되는 것 같아. 이게 진짜 유진이의 큰 강점 같아.


나: 고마워요, 언니. 근데 저는 내가 아닌 모습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하면 너무 힘들어요.


K: 그래. 나도 그래.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는 거겠지.ㅎㅎ


 우리는 파리와 포르투갈을 꿈꾸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었다. 출산 동지이자 육아 동지, 그리고 이제는 꿈 동지로 이어지는 언니와의 대화 여운이 하루 종일 남아있었다. 언니도 나도 꿈을 향한 길에 있다.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힘든 고비들을 넘으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이 시간들이 우리 꿈의 거름이 되어 각자의 꿈나무에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는 상상을 해본다. 신난다!


(CoverImage by Peter Fogden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계획하지 않고 살면 어떻게 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