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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pr 10. 2024

고사리 꺾으러 가자.

  친구의 묘목 키우는 산이 있는데 고사리가 많다고 고사리 꺾으러 오라고 전화가 왔다.

나는 중학교 동창 몇 명에게 고사리 꺾으러 가자고 연락을 해서 친구들과 모여 고사리를 꺾으러 갔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고사리 있는 산 아래서 어느 여인이 고사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왠지 못 볼 것을 본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고사리를 방금 꺾은 자리에서 진물이 나고 있었다.

우리들은 실망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에 고사리가 주먹을 꼭 쥐고

"저요, 저요, "

하고 손을 들고 있는 것 같았다.

대가 굵은 것도 있고 가는 것도 있다.

고사리를 꺾으며 올라가다 바스락 소리가 나서 서서 보고 있었다.

커다란 초록색뱀이 슬그머니 내 앞으로 지나간다.

나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

친구들은 무슨 일이냐고 달려와 도망치는 뱀을 보고 함께 소리를 지른다.

고사리 따는 즐거운 기분도 뱀을 보는 순간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내려가려는데 여기저기서 흙고사리들이 손을 들고 서있다.

"여기요. 여기요."

어린아이들이 손을 번쩍번쩍 들듯 고사리들이 줄 서서 있다.

고사리를 한 아름 꺾었다.

취나물, 머위나물, 쑥 등을 뜯어 가방에 넣고,

친구의 농장에 계수나무, 모과나무, 산사나무, 이팝나무, 소나무 등 여러 나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을 보면서 이나무들이 어느 정원이나 가로수로 다시 만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복사꽃

그리고 복숭아나무의 꽃이 예쁘게 피어있어서 사진도 여러 번 찍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가로수를 달리며 먼산에 꽃과 새싹들의 어우러짐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 수채화 그리던 생각을 떠올려봤다.

고사리 꺾어왔어요.:: 생고사리 삶는 법& 생고사리 독없애는법 /생고사리 먹는법 / 보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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