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일기
쌀쌀한 날씨에 수줍게 매화가 얼굴을 보이고 금새 탐스런 목련이 뒤따라 오네 싶더니, 이제는 벚꽃이 한창이다.
봄인가 싶은 3월이 지나고 어느덧 완연한 봄인 4월이다.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춥고 벚꽃이 한창 피는 이 시기가 젤 좋은거 같다. 비록 꽃놀이 가서 느긋하게 즐겨볼 여유가 없다 하더라도~
날은 이보다 더 예쁠수 없는 봄날인 4월인데 내 새해계획은 올해도 작심삼일인가보다. 많은 계획중에 일기쓰기가 유독 안되는 중이라 늘 아쉽다. 블로그, sns,다이어리, 노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 했지만 다들 큰 성과를 못 거뒀다. 이쯤되면 난 역시 끈기가 없어 라고 포기하거나 그럼 그렇지 하고 자포자기 하게 된다. 그러다 또 글쓰기 동기부여가 되면 아차 하는 패턴이랄까~
딱 100일만이라도 써보자 라고 생각하면서 아침에 열은 이 포스트도 아이들의 방해공작으로 일요일이 되어버린 이시간에야 마저 이어쓰고 있다. 식구들은 모두 잠들고 내가 자기전에 해야할 일을 모두 마치고 나니 이 시간(불토라 좀 늦긴 했다만~)이다. 결국 주말내내 쓰는 일기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매일 일기를 못 쓰는건 내 지구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살포시 어필하고 싶기 때문인데 그냥 변명에 불과하다.
시간을 정해두고 딱 그시간만큼은 단 한줄이라도 쓰는것을 고려해봄직도 하다만 그 시간대라는게 문제라고 고민한다. 이러면서 어쩌면 글쓰는 것 자체를 싫어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싶다. 본심은 쓰기 싫은데 글을 쓰고 싶다 생각하라고 세뇌 시키는건 아닐까(누가?) 하는 망상이나 해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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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당신을 꾸밀 것!
그것이 나와 타인에 대한 존중이다."
우연히 발견한 문장인데 어찌나 뜨끔하던지~
친구중에 만날때 예쁘게 하고 나오라고 요구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이고, 애정도라고 말이다.
이 말에 공감해서 나 자신을 나 답게 열심히 가꾸던 때가 있었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본격적으로 육아에 돌입하고 보니 '나'는 없어지고 '엄마'만 남았다. 이 엄마라는 역할을 뒤집어 쓰고 나서는 더 이상 가꿀 필요를 못 느꼈다. 나 아니고 엄마니까-
어느날 남편이 "왜 요즘엔 치마랑 스타킹 안 입어?"
라고 묻는 말에 "맞는 옷이 없어~"라고 대답한다.
임신 출산을 겪고 보니 체형이 완전히 달라져서 맞는 옷이 없는것도 맞고, 달라진 체형으로는 치마가 안 어울려서 이기도 하고, 에너자이저 같은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그들보다 더 움직여야 해서 그냥 편한게 최고 라는 마인드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몇년을 지나고 보니 내가 내가 아니것 같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다시 나를 찾아올 수 있을까? 왠지 더 늦으면 안될 것 같기에 더 잃어버리기 전에 나를 찾는 힘든 여행을 바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