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웹 디자이너로 일하던 당시 저의 꿈은 '내 사업'을 하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꿈만 꾸다가 .. 바야흐로 2014년, 드디어 꿈을 이루었어요!!
문 닫은 김치공장을 매입해서 가족들과 펜션을 해보기로 했거든요. 마침 다니던 회사도 문을 닫게 되어서 이참에 시골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펜션 오픈 준비를 시작했어요.
공사 중일 때 사진이 별로 없어요. 추운 겨울에는 손을 호호 불어가면 실내 벽 페인트칠을 했고,
열쇠고리도 주문제작해서 달았어요. 봄인가 가을인가.. 에는 건물 앞쪽 창문 옆에 나무 창덮개?을 직접 만들어 달아주기도 했어요.
뚝딱뚝딱 수리해서 어느정도 완성!
그렇게, 밝고 희망찬 마음으로 으쌰으쌰 시작했으나,
. . .
자영업자의 길은 쉽지 않았어요.
그렇게 6년의 시간이 흐르고..
결국은 사업을 접기로 했어요.
더 정확히 말하면 더이상은 운영할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펜션을 정리하고 남은 건 빚뿐이었어요.
"음. 이제 나는 뭘 하면 좋을까..."
우울해하고 있을 틈조차 없었어요. 생활은 해야 했으니까요.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붕어빵이나 팔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적어도 붕어빵은 먹을 수 있으니까 하루에 한번의 행복은 보장되겠네 싶더라고요. 붕어빵 장사가 망해도 지금보다 덜 억울할 것 같았어요. 펜션 사업 망하고 나서는 남은게 빚밖에 없었거든요. 사업하고 정리했는데 남은것이 0라면 그나마 성공한거에요. 적어도 빚은 없으니까요.
여튼 곰곰히 생각해 보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디자인 뿐이니 펜션 하기 전에 하던 일인 웹, 앱 디자인 일을 다시 시작했어요.
경력 단절이 생겨서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 부지런히 역량을 보완해야 했어요. 그래서 UX분야를 심도 있게 공부하기로 했어요. 이왕 공부하는 것, 대학원에가서 공부해보기로 했고요. 근데 대학원을 가려면 돈이 필요하니 일단 서둘러 일을 해야 했어요. 이력서만 내면 받아줄 것 같은 회사들에 열심히 이력서를 돌렸고 다행히 취업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열심히 돈만 모았어요. 티셔츠 한 장 사지 않고, 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 살 때도 주저했어요. 그렇게 힘들게 결국 원하던 대학원에도 들어갔어요.
그러데 후담이지만 대학원 진짜.. 하.. 할많하않이에요. 등록금이 진짜 소름끼치게 비싸기도 하거니와.. 암튼. 대학원 얘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UX 분야는 재미있었어요. 원래 공부하고 연구하고 분석하고 이런걸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적성에도 잘 맞았고요.
사업 실패 후 UX 분야로의 컬어를 쌓기로 한 이유가 있어요. 물론 이전 커리어와 관련된 분야이기도 했지만 사업을 통해 얻은 팁이 있었기 때문에요.
펜션을 접고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펜션을 운영한 지난 5~6년동안 내가 얻은 것은 뭐가 있을까..
뭐라도 하나 있어야만 했어요.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안 그러면 지난 시간들이, 내 청춘이, 내 노력들이 너무 허망해서 진짜 우울증에 걸릴 것 같더라고요. 사실 우울증에 걸렸었는지도 몰라요. 암튼 그리고 무엇보다 자꾸 남 탓을 하게 되더라고요. 사업을 시작하게 만들었고 사업을 같이 했던 가족들을요.
일단 돈은 땡전 한 푼 안남았고. 그럼 뭐가 남았을까.. 생각해보니 그런게 있더라고요. 아주 중요한 사업 팁? 을 얻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건 바로..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공하려 하지 말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자!
돈이 남아돌아서 취미로 장사하는것이 아닌 이상, 장사를 하려면 내가 목표로 정한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펜션)을 만들어야 해요.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제품 말고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은근 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판단에 근거해서 주요 결정들을 해요. 저도 그랬고요.
'고객들은 이 제품(해외 대표 여행지 컨셉 인테리어의 펜션)을 좋아할거야. 이건 대박날꺼야..' 이런 생각은 금물이에요. 근데 이 펜션 시작할 때는 그랬었더랬죠.
(객실 이곳 저곳에 설치한 소품들)
예를 들어 펜션 공사 시작하기도 전부터 우리는 머리속으로 인테리어 놀이를 하며 행복한 상상을 하며 지냈어요.
우리 가족 중 그 누구도 고객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하지 않았어요.
이 동네 펜션에 놀러 오는 사람의 인구학적 통계가 어떻게 되는지, 특정 직군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온다면 그 비율은 전체 손님 중에 얼만큼을 차지하는지, 그들의 니즈는 어떤 것일지, 그들이 이런 인테리어를 좋아할지 등등.
그나마 했던 리서치라고는 그냥 대~충 주변 펜션 사장님들 얘기 들으면서 수다 떤 것이 전부에요. 인테리어 고민 할 시간에 고객 조사를 했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여튼 이렇게 아주 비싼 수업료 내고 인생 수업을 한 덕분에 고객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분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사용자 중심 UX 디자인 공부를 시작하게 된거에요.
회사에 취직해서 UXUI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다가 지금은 디자인 교육 사업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무얼 하든 이 김치공장 펜션에서 얻은 깨달은 것. 그러니까 ‘고객 중심’ 디자인을 해야한다는 것은 절대 잊지 말자.. 하는 생각으로 다음번 사업 브랜드명을 ‘내’가 아닌 ‘당신’을 위한 디자인.
‘너의 디자인’ 으로 정해보았어요.
그리고 거기에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뜻의 need design 과 합쳐서 needesign이라는 브랜드명이 탄생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 뒤에 연구소를 뜻하는 ’랩‘ (lab) 을 붙여서
니디자인랩이 되었어요.
돌이켜보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뭐든지 쉬운게 하나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났으니까 글로나마 이렇게 무덤덤하게 적어내려갔지만 아직도 펜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덜 아문 상처에 물 들어간 것 처럼 쓰라려요.
실패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가장 꽃다운 시기를 가장 무의미하게 보내버린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에요.
여튼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그게 진짜 끝이에요. 사람의 잠재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해요.
저의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내 잠재력이 이정도였다니 스스로 놀랄만큼의 잠재력을 쏟아낼거에요. 그리고 제 주변에 있는 분들 또한 각자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거에요!
이 글을 읽어주신 보든 분들에게 이 긍정의 바람이 가닿았으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