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에게서 두 번째 편지가 왔다. 엄밀히 말하자면 캐롤의 이모에게서 온 편지이지만. 흐흐-
작년 캐롤 생일에 선물금 3만 원을 추가로 보냈는데, 그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선물금으로 염소 한마리와 캐롤의 교복을 구입했다는 내용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로 외쳤다.
"센레~! 캐롤이 염소를 샀대!"
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염소와 함께 찍은 후원 아동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선물금으로 산 염소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뒤 그 사진을 후원자에게 보낸 것이었다. 그 사진을 봤을 때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론 찡했다. 염소는 우간다 사람들에게 자립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커피 두 세잔 마시며 금방 써버리는 돈인데, 지구 어디에선가는 염소를 살 수 있고, 가정을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때 본 염소 사진이 인상 깊어서였을까. 캐롤이 염소를 산 모습이 구체적으로 상상되어 기뻤다.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캐롤한테 세 번째 편지를 썼다. 어린이재단에서 후원아동에게 편지를 쓰면 놀이책을 같이 보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손글씨는 아니고, 인터넷으로 짧게 써서 보냈다. 손글씨 편지는 상반기 말, 하반기 말에 한 번씩 보낼 예정이다. 아이가 나에게 편지를 보내든 안 보내든 1년에 두 번 편지를 보내리라 결심했다. 길게 쓰지는 않고 10줄 이내로 간략하게 쓴다. 힘들지 않아야 꾸준하게 할 수 있으니까. 지난번에 내가 뭐라고 썼는지 기억이 잘 안 나서 글은 따로 저장해둔다. 아직 산맥이 소개를 못했으니 다음 편지엔 우리 집 냥이들 사진을 출력해서 같이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