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그래? 나도그래
날카롭게 친 단발머리에
차가워 보이는 안경 뒤로
절제된 눈빛과 꼭 다문 입술
덧붙여 광고 대행사의 취업을 위해 자신의 일상을 웹툰으로 그리고 있다는 말과 함께. 처음보는 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단상 앞에서 늘어놓는 것 치고는 담담한 말투였다. 꿈꾸던 광고를 위해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은 근사해보였다. 그 중에서도 그녀의 무미건조함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녀의 첫인상은 이랬다.
영원히 다시 볼 수 없는.
우리가 알게된 6년중 2년을
한동네에 살게 될 만큼의 관계가 되었고
취업준비생 신분으로 만났다는 이유로
사회인 1년차.. 2년차..3년차..
어느새 6년차의 타임라인을 함께 그려가고 있다.
몰랐다.
한때 그녀가 앓았던 일명
'청주병' '칼퇴병' '엽떡병'
'사업병' '광고혐오병'이
나에게 옮아올 줄은.
우린
그저
열렬한 마음으로 회사에 뛰어들었고
끊임없이 이유를 찾으며 출근 했으며
눈물로 얼룩진 퇴사를 경험하고
또 다시
궁리하고
불안해 하고
출근하고
이유를 찾고
퇴사를 하고
네가 개복치였다가 내가 불사조였다가
내가 개복치였다가 네가불사조였다가
2016년 겨울 잠실
어느 교실에 앉아있던 우리는 알았을까?
2022년 개복치불사조가 시작될 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