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잖아!
‘비혼주의’라는 말이 독신 남녀에게 퍼질 즈음 다큐프로그램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장장 이틀에 걸쳐 촬영했지만 20초남짓 인터뷰만 남고 통편집 당했던 슬픈 추억이다.
무사히 살아남은 부분은 ‘결혼’하면 떠오르는 생각에 대한 답이었다.
“구속? 육아의 전쟁? 앗, 너무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라 버렸어.“
이미 결혼을 한 친구들은 같은 이유로 나에게 혼자 살라고 고개를 저었다.
물론 누군가의 식장에서는 너는 언제가냐 묻기일쑤지만.
7년 전 인터뷰이고 나는 여전히 결혼 생각은 없다.
제주 내려온 첫 해에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일년 반을 만나고 동거를 시작했다.
드디어 결혼하는거냐는 이야기도 많았다.
하지만 여전히 법적으로 미혼이고 주소지에는 동거인으로 표기되어 있다.
결혼 생각이 없는 이유는 조금 달라졌다.
결혼 후 따라오는 힘든 것들 때문이 아닌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기 때문에 결혼은 없다.
내 편이 생겨서 좋다는데 나의 동거인도 충분히 내 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식이 주는 행복이 크다는데 내 행복을 위해 한 생명을 낳는건 아니지 않나?
나에게도 큰 행복을 주는 반려견이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어떤이는 결혼을 하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도 있다.
결혼을 했고 안했고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 지금을 스스로 누릴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혼이건 기혼이건 삶의 주체가 되어야지 그렇지 못하면 행복은 머나먼 이야기이다.
반려자가 없어서 내 삶이 반쪽인 것은 아니다.
자식=부모 같은 공식은 없다.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있다면 결혼이라는 제도는 선택사항이지 않을까?
설에 엄마가 ‘너는..’이라고 말문을 열길래 ‘아니.’라고 답하고 다른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의 아이들이 내 나이가 되었을 때는 ‘결혼은 언제하니?’ 가 아닌 ‘요즘 행복하니?’ 라고 묻는 친척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