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pot Project
엄마의 젖무덤은 볼륨 있고 달콤하며 부드러웠다. 심장의 고동은 평화로웠다. 사랑의 눈빛은 매혹적이고 목소리는 참으로 감미로웠다. 처음으로 만져보는 감촉이고 볼륨이며 맛이었다. 우리가 스스로 자양 할 때까지 먹는 양기의 샘물이었다. 그곳은 따뜻했다. 안식을 주는 심장의 고동과 맬로디가 항상 함께 했다. 그래서 우리는 여인의 젖가슴을 보면 왠지 모르게 편안하면서도 격한 감정이 오름을 느낀다. 누구는 보며 느끼고, 누구는 보여 주며 느낀다.
책을 읽을 때면 우리는 상상 속에서 스스로 소리를 만들고 느낀다. 영상은 항상 음악 박자와 함께 한다. 심장 고동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비트는 음악이 살아 있음을 말한다. 이것만으로 좀 부족하다. 감미로운 눈빛과 멜로디가 필요하다. 그것은 엄마의 사랑이요, 목소리이다. 그래서 그럴까? 나는 여인네의 젖무덤만 보면 왠지 비트와 멜로디가 떠오르고 부드러운 감촉과 볼륨감을 느낀다. 그리고 배고프다.
아기가 엄마 품에 고이 잠들어 있다. 참으로 편하다. 엄마의 심장 뛰는 소리는 자장가이다. 방금 전에 엄마의 젖무덤을 더듬이면서 달콤한 엄마의 원기를 빨고 있었으리라. 그리고 이제 색색 잠들었으리라. 심장의 매혹적인 고동과 숨소리, 부드러운 감촉과 볼륨감, 그리고 맛과 양기가 여기에 있다. 바로 엄마의 젖무덤이다. 왜 심장이 엄마의 젖무덤과 함께 하는지 그 이유를 이제 잘 알 것 같다.
아기는 엄마의 젖가슴에서 벗어날 때면 스스로 맛을 알게 되고 스스로 자양 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심장의 고동을 만들어 자신을 느낀다. 그리고 피부의 접촉 감과 만져보는 볼륨감에서도 조금씩 멀어진다. 어른이 될 무렵에는 우리는 부모의 눈빛과 목소리로부터 떠난다. 그때부터 방황과 혼돈의 시절이 온다. 그리고 이성을 찾는다. 그러나 항상 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옛날의 감성이다. 어른이 되고도 끊임없이 보고 듣고 만져보고자 하는 충동이 생기는 것은 아마도 그때의 느낌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리라. 남자는 여자의 가슴을 볼 때, 여자는 남자의 가슴을 볼 때 우리는 왠지 흥분하는 이유인지 모른다.
우리는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양기를 빨며 그곳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태생적 운명이다. 우리 존재의 안식처이다. 문명은 젖무덤의 본래 의미를 왜곡시키고 억압하였고, 상업화는 그것을 욕심의 수단으로 만들었지만 영원히 젖무덤은 우리의 안식처인 것만은 틀림없다.
나는 보통 대상을 보고 마음의 동요를 느낀다. 그리고 만지고 싶은 감정이 한층 더 커진다. 마지막으로 대상을 취한다. 보기만 하여도 감동되나 상상이 부족하다. 여기에 촉감이 더해지면 마치 책을 읽는 것과 같이 스스로의 세상과 볼륨을 창조한다. 시각은 있는 그대로이지만 촉감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손으로 만져보는 촉감은 특별하다. 신비한 볼륨감은 나를 행복의 세계로 인도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나는 원을 좋아한다. 특히 반구형을 좋아한다. 그곳에서는 특별한 볼륨감을 느낀다. 손 감촉으로 느끼고 눈빛으로도 느낀다. 원구형은 돌돌 굴려가고 도망갈 것 같지만 반구형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 같고 자꾸만 부풀 것만 같다. 그곳에서는 왠지 생명의 샘이 솟아 나올 것만 같다. 눈으로 느끼고 손으로 만져 느낄 수 있다. 내가 Breast Teapot을 디자인하고 만든 이유이다.
젖무덤의 형상은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보는 느낌은 많이 달라진다. Venus of Willendorf와 Venus de Milo가 좋은 예이다. 같은 젖무덤인데 볼륨감이 다르고 보는 느낌도 다르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원초적인 느낌에 충실하였고 밀로의 비너스는 시각적 감정에 충실하였다. 전자는 손에 잡힐 뜻하고 후자는 눈에 아른하다. 문명화의 결과인가? 어쨋던 젖가슴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Venus of Willendorf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1908년 오스트리아 빌렌도르프 근교의 구석기시대 지층에서 발견된 11.1 cm 키의 여자 조각상이다. 이 석상은 22000년에서 24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wikipedia.org/wiki/Venus_of_Willendorf
Venus de Milo
밀로의 비너스는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조각상 가운데 하나로 기원전 130년에서 10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과 미를 관장하는 여신인 아프로디테를 묘사한 대리석상이다. 출처: wikipedia.org/wiki/Venus_de_Milo
Angkor Wat 여신상
출처: nbcambodia.com/archives/13802
카주라호 사원 여신상
출처: pann.nate.com/talk/330623592
우선 젖무덤을 닮은 반구형을 만들었다. 그다음 반구형 표면에 손바닥으로 느낄 수 있는 돌기를 점점이 넣었다. 꼭지에 가까울수록 촘촘해지는 돌기는 특별한 흥미를 일으킨다. 시각적으로 젖무덤을 느끼고 감촉으로 그 느낌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느낌은 꼭지에서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 작은 원구형의 Teapot Lid이다.
Teapot 손잡이(handle)는 볼 수 있는 볼륨, 만져 볼 수 있는 볼륨이어야 했다. 손안에 부드럽게 들어오는 타원형으로 디자인했다. 어두운 브라운 색의 Genre Wood을 선택하여 흐르는 곡선으로 조각했다. 표면 처리하고 표면에 은빛 점점이 박아 넣었다. 눈으로 황홀해하면서 손 안의 감촉과 볼륨감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우선 눈으로 작은 돌기가 있는 반구형의 Teapot을 감상하고 손바닥으로 손잡이를 잡으면서 감촉으로 그 볼륨감을 느낀다. 이때 스스로 상상 속에서 자기 만의 신비한 볼륨을 만들면서 젖 먹는 아기 시절로 돌아간다.
Teapot은 전체적으로 곡선이다. 이름도 Breast Teapot이다. 꼭지가 있는 반원형 Teapot 몸체를 주안점으로 보면 당연 그것은 여성스럽다. 여성의 젖무덤을 느낀다. 반면 Spout는 남성미에 해당한다. Spout의 형상은 솟아오르는 돌기형이다. 그것은 Teapot 반구형의 몸체 언덕 중턱에서 허공으로 뻗었다. 방향성이 뚜렷하고 힘이 넘친다. 작은 돌기가 있는 반원형의 몸체, 은점이 점점이 박혀 있는 손안에 들어올 듯한 어두운 브라운 색의 타원형 핸들로 이어진다. 여기서 Spout를 주체로 보면 흡사 전체적으로 남성미의 극치이다.
젖꼭지를 물고 젖을 먹는 아기는 정말로 원초적 행복감에 젖어 있다. 젖가슴에 파묻혀 심장의 박동을 듣고 있는 아기는 기뻐한다. 이제 이미 어른인 우리에게는 다시 경험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대신 이 Teapot으로 향기로운 차를, 혹은 신비로운 술을 대접하거나, 대접받는다면 우리는 저절로 행복해질 것 같다. 눈과 손으로 느끼면서 젖무덤 위의 Lid를 통과하여 Spout로 나오는 생명의 물을 따라 마시고 어린 그 옛날로 쉬이 돌아가는 것이다. 단 위에 놓고 단지 보기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