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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Feb 05. 2023

커리어 관리를 잘 했다는 것에 대하여

직장인들이 항상 입버릇처럼 퇴사하고 싶다, 관두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속으로 커리어를 잘 관리하고 싶어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득 커리어를 잘 관리한다라라는 것은 무얼까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커리어 라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지, 잘 관리했다라는 것이 사회적 성공을 말하는 것인지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수직적인 상승이나 승진을 말하는 것인지, 딱 정답은 없으면서도 또 어느정도 공통적으로 인식되는 무언가는 있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그냥 저만의 정의를 한번 내려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브런치라는 공간이 직접 사회조사나 분석을 거친 학술 논문이 아니라 저의 생각을 자유롭게 써보는 공간이니 편하게 한번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커리어를 잘 관리했다라는 것은 대분류로 '사내'와 '사외'로 우선 구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느껴본 결과 사내에서 커리어를 잘 관리했다라고 하는 것과 회사 밖에서의 나 쉽게말해 이직 시장에서의 커리어를 잘 관리했다고 하는 것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개념화를 해보면 조금 다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① 사내에서 커리어를 잘 쌓은 경우 Keyword "다양성"

 - 커리어를 잘 관리한 것에 대한 정의를 사내로 국한시켰을 때에는 제너럴리스트가 좀 더 인정을 받고, 위로 승진하는 케이스도 훨씬 더 많이 접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사내에서의 커리어는 나의 신분이 상승하고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보편적인 인식인데, 위로 올라갈수록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덩달아서 관리자로서의 마인드와 경영진의 마인드를 많이 요구합니다.


 - 여러 부서를 겪은 사람은 아무래도 사내에서 관리자로서 의사결정이나 한 영역만 보기보다는 사업 전체를 두루 바라보는 경영자로서의 역량이 더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속한 HR부서로 예를 든다면, 채용업무만, 교육업무만 한 사람보다는 노무쪽도 경험하고 평가쪽도 경험하고, 타부서인 감사부서도 경험해보거나 다른 지원부서도 겪어본 사람이 나중에 HR팀장이나 임원으로 발탁이 되더군요.


 - 좀 더 정확하게는 '현장과 지원부서'를 모두 경험한 사람, 소위 '잘나가는 부서'(전략실, 비서실, 경영기획실, 대기업이라면 지주하 등)를 경험한 사람이 커리어를 잘 관리했다, 잘 쌓았다고 평을 받곤 합니다. 어느 회사든 현장(제조업이라면 공장, 금융업이라면 지점, 유통업이라면 점포 등)을 많이 강조하고 현장 중심의 경영, 현장이 답이다 라는 구호를 많이 내세우곤 하는데 대신 현장은 조금 거칠고, 조금 어렵고, 고객접점부서라 민원도 많고, 작업환경이 열악하기도 한 측면이 있어 발령받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물론, 꽉막힌 본사의 답답함을 싫어하는 사람은 선호하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위로 올라갈 수록 또 커리어를 잘 관리해온 사람들을 보면 그런 현장을 거친 경영지원부서, 핵심부서 출신인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 (여담으로) 같은 이유로 인사팀에 있어보면 취업준비생들은 보통 본사가 뭔가 멋있어 보이고 힘있어 보여서 현장쪽 부서로 지원을 꺼리거나 본사로 보내달라고 많은 요구를 하는 것을 봅니다. 그럴 땐 너무 조급해말고 현장을 '먼저' 경험한 것이 오히려 더 장점일 수 있고 길게 보면 커리어를 관리하고 성장시키는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때를 기다려보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이글을 보는 분들중에서 취준생이거나 신입사원이라면 되새겨보시면 좋겠습니다.


② 사외(이직시장)에서 커리어를 잘 쌓은 경우 Keyword "일관성", "지속성", "상승성"

- 회사 밖에서 봤을 때(이직시장에서) 커리어를 잘 쌓고, 잘 관리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의 사람들의 여러 인식들을 종합해 키워드로 정리해보면 일관성과 지속성, 상승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일관성] 지난 글에서도 작성했었지만 이직시장에서는 너무 여러 부서를 거친 사람은 한 직무를 중점으로 한 사람에 비해서 가치가 약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역시 똑같이 HR부서로 예를 든다면 노무담당자, 교육담당자, 조직문화 담당자 이런식으로 세부 직무로 경력직 공고와 JD가 나가는 경우가 여러 업무가 섞여있는 공고로 나가는 경우보다 많습니다. (간혹 교육담당자를 뽑으면서 HRM경험도 있는자 우대 이렇게 요구하는 특이케이스는 제외, 이 경우에도 어떤 회사는 HRM경험은 우대를 하지만 경력 산정할 때는 HRD직무 공고니까 그건 0.5년으로만 쳐준다거나 하는 것도 본 적 있음) 즉, 이직 시장에서 경력직 공고의 경우는 특정 포지션으로 명확하게 찍어서, 좁혀서, 세부적으로, 그 업무에 중점적인 경력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즉시 투입하려는 속성과 배경이 녹아있기에 그렇습니다. 그나마 유관부서로 볼 수 있는 여러 직무는 조금 낫지만, 유관부서가 아닌 여러 부서를 너무 여러군데 거치고 교집합이나 접점이 잘 보이지 않는 속성의 업무들만 거쳐왔다면 이직 시장에서는 커리어를 잘 관리해온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단, 관리자급이나 임원급은 예외입니다. 워낙 긴 근속을 가진 사람은 한 업무만 해온 경우자체가 드물고, 심하지 않다면 마이너스는 아닙니다.)


- [지속성] 한 회사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오래 있었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외부의 시선에서 봤을 때 한 회사의 근무기간이 너무 짧게 짧게 있었으면 아무래도 또 퇴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간주를 할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최소한 그 회사에서 성과를 내봤으면 본인이 했던 업무가 장기적으로도 영향을 미쳐서 효과를 냈을 때가 더 빛을 발하는 법인데 짧은 기간은 그를 뒷받침해주기에 약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합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무조건 마이너스로 보진 않고 면접 때 소명을 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면 이직에 성공하기도 합니다.(저도 그랬구요) 다만, 오늘 글에서는 '커리어를 잘 관리'한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로 서술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잘 관리한 사람은 이직이 잦았어도 한 회사에서 오래 오래 있었던 사람이 그런 사람으로 인식되는 면이 있다라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 [상승성] 한 직무를 일관성 있게 해오고 한 회사에도 제법 오래 다니면서 이직을 이어온 사람. 그런데 계속 회사를 옮겨오면서 그 직무를 수행해오면서 쌓아온 레퍼런스가 너무 정체되어 있고 고숙련 업무로 이어진 경험이 없이 저가치 업무, 저연차 레벨의 업무만 반복해서 해온 사람이라면 커리어를 잘 관리해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한 회사에서'만' 계속 다닌 사람은 승진도 하고 연차가 높아질 수록 상사로부터 좀 더 높은 수준의, 높은 목표치의 업무들을 부여받게 되고 그러면서 성장을 합니다. 하지만 이직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여러 회사를 거친 사람은 자칫 이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A회사에 있을 때에는 이 업무가 대리정도는 되어야 맡아서 할 수 있는 업무였는데 B회사에서는 신입사원도 그런 업무 기회를 부여받으며 소화하고 있는 경우가(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회사를 바꿔왔어도 동일 직무내에서 더 큰 업무들을 맡아온 레퍼런스들이 이어져야 커리어를 잘 관리해왔다고 인식될 수 있겠습니다.

※부수적으로 상승성에는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등으로 규모가 큰 회사로 상승이동을 계속 해온 사람도 포함됩니다. 보통 기업규모가 큰 곳에서는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좀 더 깊이있고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며 큰 역할을 맡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도 아예 다른 직업으로 전환을 하는 '커리어 전직'을 한 케이스도 경력 관리 측면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고, 회사를 다니면서 전문자격증 취득(예: 문과8대전문직)으로 경력을 확장한 분들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작으로 흔한 케이스는 아니므로 이 범주에서는 빼도록 하겠고, 따라서 오늘 글을 도식화로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며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저도 아직 커리어를 잘 관리한 반열에 오르지 못해 늘 그런 사람들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본인만의 정의나 기준에 맞춰 커리어를 잘 관리하는데 방향을 정립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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