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소득 없이
새해를 맞이하여 포부는 거창했다.
3킬로 감량,
한국어 수업 지속 및 확장하기,
한국어 교원 자격증 2급 따기,
스페인어 자격증 공부하기,
영어 회화 실력 늘리기
'좀 많이 계획하는 거 같은데?'
역시나였다.
지금은 하나도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없다.
그나마 근근이 가져가고 있는 건
일주일에 3번 아침마다 요가하기,
한국어 강의 듣기 (안 들으면 자격증을 못 따니까),
오전 중 한국어 수업하기
라고 볼 수 있다.
외국어 공부를 할라치면 왜 그렇게 집중이 안되는지
없던 의욕에서 abcd 글자만 보면 그렇게 하품이 나온다.
그리고 또래 친구들이 매달 회사에서 월급 타가고, 이곳저곳 마음 내키는 대로 여행 다니는 모습을 보면
참 부럽다.
(반대로 그들은 결혼 한 나를 보며 부럽다고 하지만)
경제적인 주권이 없다는 것은 참 초조하다.
분명 일, 이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하고 싶었던 것, 갖고 싶었던 것은 큰 고민 없이 거머쥐었는데
이젠 머릿속에서 손익 계산기가 돌아간다.
이걸 하면 저걸 못하는데,
이걸 사면 그걸 못 사는데.
그리고 돈보다는 내 잠재적 능력을 펼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내 능력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일을 했더라도 얼마나 잘, 오래 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그 일에 앞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외국어.
외국어를 해야 할 것이다. 해외에 있으니까.
그런데 언제 내가 조직의 일원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 집중이 안된다.
아마도 성격상 평생 전업주부는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