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킹 해피니스

행복을 예약한다

by 소소

"부킹 해피니스"


여기서 부킹이란 장부에 기입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리스트를 작성해 보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기운이 없어지기도 하지만 어디를 가나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아 외출을 못한다.

몸이 아프니 우울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행복한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먹는 일이라고 한다.

나만의 부킹 해피니스를 작성하면서 행복을 예약해 놓아야겠다.

첫 번째는 미술관에 가는 것이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서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을 찾아 한 발짝 한 발짝 발길을 옮기는 일이다.

그 발길은 잔잔한 음악이 구름을 밟고 지나가듯 안락함을 준다.

둘째, 임금님 수라상처럼 차려진 한정식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일이다.

셋째, 천장 높은 카페에 앉아서 책 읽기

도서관에서 책 읽기

넷째, 영화 보러 가기, 뮤지컬 보기

다섯째, 강이 보이지 않아도 된다. 뷰 맛집이 아니어도 좋다. 친구들과 수다떨기.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모두 다 에어컨이 빵빵한 곳들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산책과 반신욕이다.

어제는 조금은 몸이 나아진듯하여 아파트 산책을 했다. 아파트 1층 문이 열리는 순간 신선한 공기가 콧등을 스치는데 기분이 좀 나아졌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장점은 1층에 주차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후문을 지나 오랜만에 공원에 올라갔다.

며칠 오지 않았는데 빨간색 장미가 화려하게 피어있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아카시아 향은 온데간데없고 장미 향이 가득한 공원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그렇게 평소와 달리 가벼운 산책을 하며 입욕제를 풀어 반신욕을 한다.

욕실 안은 라벤더 향으로 가득하다.


좋아하는 복음 성가인 "행복"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