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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예지 Mar 12. 2022

31화_'러닝 포미' 나를 위한 달리기 함께 하실래요?

4월, 하루 5분 달리기 모임을 시작합니다.


도전하고 성장하는 사람. 육아맘 러너였고 이제는 워킹맘 러너. 달리기로 변한 삶에 대해 쓰는 작가.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바탕으로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사람. 이것이 요즘 '나'다. 그래서 좋아하는 달리기를 꾸준히 하며 브런치, 블로그, 인스타를 통해 달리기 이야기와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있다.



블로그와 인스타를 통해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저도 달리고 싶어요. 어떻게 달리기를 시작하면 되나요?

-평소에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데, 걷기부터 하면 될까요?

-달리기 좋은 장소는 어디예요? 러닝 코스 추천 부탁드려요.

-여러 운동을 해봤는데 쉽게 포기했었어요. 꾸준히 달리는 비법이 뭔가요?



달리고 싶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자세히 답을 남긴다.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싶어 '누구나 노력하면 10Km 달리기를 해낼 수 있어요.'라는 말도 덧붙인다. 실제로 친한 언니와 아는 동생, 블로그 이웃 등 여러 사람들이 나를 통해 달리기를 시작했고, 30분 달리기 또는 10Km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주위 사람들, 러너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깨달았다. 누구나 달릴 수 있지만 '꾸준히 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나는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결혼 후 건강 관리에 소홀했더니 임신이 안돼서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아기를 가졌다. 첫째 출산 후엔 신생아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는데 회음부 상처, 관절 통증, 모유 수유로 인한 가슴과 어깨 결림 등으로 각종 통증들과 날마다 씨름해야 했다. 어디서나 활기 넘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찼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아이 젖을 물린 채로 울고 또 울었다. 아기 엄마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지만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통의 강도는 차이가 있었다. 내가 평소에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고, 근육을 단단히 만들어뒀더라면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서 둘째를 낳고 내게 1순위는 운동이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어린 두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느라 짬을 낼 수가 없었다. 둘째가 낮잠을 자는 동안 딱 한 시간만 책을 읽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의식'이었는데, 그것조차 하지 못한 날이 많았다. 그런 날에도 밤엔 모든 일을 제쳐두고 매일 달리러 나갔다. '달리기라도 했으니 다행이다.' '내 몸을 위해 애썼으니 잘했다.' '어제보다 조금은 더 멀리 달렸으니 대단하다.'며 주저앉아 울고 싶어 하는 나를 일으켜 세웠다. 다른 무엇도 아닌 달리기에게 '의존'하며 살았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매일 달리다 보니 달리기에서 시작된 변화가 삶 곳곳에 나타났다. 먼저 운동의 '즐거움'에 눈을 뜨게 되었다. 천천히 달리며 한 발 한 발 경쾌하게 내딛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기록'의 가치를 깨달았다. 블로그에 달리기 일지를 쓰고, 브런치에 <달렸을 뿐인데, 삶이 변했다> 글을 쓰면서 꾸준히 쓰는 사람이 되었고, 쓸수록 달리기와 내 삶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 5Km, 10Km, 15Km, 하프 등 조금씩 목표를 높여가며 '성장'의 기쁨을 만끽했다. 요즘은 인스타에 달리기 인증을 남기며 달리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까지 하고 있다. 러너뿐만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이 가진 가치와 재능을 나누는 사람들을 알게 되어 신기하고 매일이 즐겁다.



하지만 나처럼 절실한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할 일을 모두 제쳐두고 달리러 나가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달리기를 시작하더라도 곧 작은 부상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지겨움, 귀찮음, 덥고 추운 날씨 등의 허들을 넘고 또 넘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달리기에 진심인 나도 새벽 달리기는 확실한 습관으로 만들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와 너'를 위한 달리기 모임을 운영해보려고 한다. 초보가 왕초보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달리기 시작 순간을 함께하고, 꾸준히 달릴 수 있도록 따스한 응원과 도움말을 건네고 싶다. 내가 돕고 싶은 사람은 몸과 마음에 생기를 더하고 싶은 사람, 내면을 더 단단하게 가꾸고 싶은 사람, 달리기로 즐거움과 성취감을 쌓고 싶은 사람, 꾸준한 운동 습관을 가지고 싶은 사람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좋다. 아주 작게 시작해보고 싶다.  



달리기 모임 이름은 '러닝 포미'_ 하루 5분 나를 위한 달리기이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20개월, 달리기의 중심엔 언제나 '나'가 있었다. 달리는 시간만큼은 내게 주어진 모든 역할과 의무를 내려놓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달리면서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힘든 감정들을 정리하고 추스를 수 있었다. 후후하- 깊은 호흡과 함께 부정적인 감정들을 뱉어내면 그 빈자리는 '지금도 잘하고 있다.', '애쓰고 있는 걸 안다.', '나는 할 수 있다.' 등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들로 채워졌다. 그렇게 달리며 나는 나를 다정하게 돌볼 수 있었고, 체력뿐만 아니라 자존감, 성취감, 집념, 긍정적인 태도라는 마음의 힘을 키울 수 있었다.



'나를 위한 달리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이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달리기의 매력 중 하나는 성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30분 쉬지 않고 달리는 걸 해내면, 10Km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고, 그 이후엔 15Km, 하프 마라톤, 풀 마라톤까지 경험하고 싶고 도달하고 싶은 목표가 계속 생긴다. 하지만 자칫 더 멀리, 빨리 달리는 '기록'에만 집중하다 보면 달리는 것 자체의 즐거움과 행복을 놓칠 수 있다. 무리한 훈련은 부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달리다 보면 기록이 좋아지고, 성장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고 싶은 달리기는 '몸과 마음의 힘을 키우는 즐거운 달리기'이다. 빨리 달리지 않아도, 멀리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 자신이 달리고 싶은 길을 그저 즐기며 달리면 충분하다. 그래서 하루 1분 달리기로 시작한다. 이틀에 한 번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달리면 달리기와 친해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첫째 달(목표 5분) : 1주-1분, 2주-2분, 3주-3분, 4주-5분

둘째 달(목표 20분) : 1주-5분, 2주-10분, 3주-15분, 4주-20분

셋째 달(목표 30분) : 1주, 2주-25분, 3주, 4주-30분



그리고 내가 중요시하는 것 한 가지는 '따뜻한 소통'이다. 그저 달리기 기록 인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안부를 묻고 크고 작은 성취를 축하해 주고 싶다. 산 정상에서 "어서 올라와."라고 외치는 사람이 아닌 딱 반 걸음 앞서서 기다려주며 때론 손도 내밀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서 함께 성장하는 모임을 꿈꾼다. 달리기라는 연결 고리로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생각 하니 설렌다.






내가 좋아하는 밀라논나님의 <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책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저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시작할까? 말까?

나 또한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숱한 고민을 했고 그때마다 되도록 단순하게 생각했다.

"재밌으면 해 보면 되지!"

모든 어른과 아이가 자기 인생에 마땅히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 말고 시작해보라.



나는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 서툴고 부족한 점도 많다. 하지만 '달리기 모임',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은 오랜 시간 품어온 일이다. 그래서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내가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이면 나도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지 않을까? 어린 아기를 키우는 아기 엄마도 나를 보며 '용기'를 냈으면 좋겠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워킹맘도 나와 함께 딱 하루 5분만 시간을 내서 달리기를 시작하면 좋겠다. 3월 21일, 달리기 모임 모집 글을 올리고 댓글을 기다리며 많이 떨릴 것 같다.  




인스타로 소통해요.^^

https://www.instagram.com/runy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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