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k Nov 20. 2016

내가 행복하게 일하기 위한 조건

가치와 학습

행복하게 일하며 살아갈 순 없을까?


온전히 나의 삶을 살아가기로 한 뒤 마주한 첫번째 질문이다. 사람들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근데 어쩌면 일을 하고 남은 시간을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 좀 더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일이란 삶의 다른 목표들을 위한 힘들고 재미없는 과정인 것 같다. 먼 옛날에는 말 그대로 '먹고살기' 위해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지으며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식량이 남아 돌아 가축을 살찌우는 이 풍족한 시대에 여전히 먹고살기 위해 고된 일을 한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심지어 7일 중 5일이라는 인생의 70%의 시간을 말이다. 그렇기에 일 자체가 즐겁고 행복하지 않으면 내 삶도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시 말해, 나는 월화수목금토일을 다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입대를 앞두고 한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한 건 정말 행운이었다. 나는 인턴을 하면서 보상과 업무의 양, 복지 등의 기본적인 조건 외에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과 업무에 자율성을 가지는 것이 행복하게 일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은 것은 일의 가치의 중요성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내가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싶은 것, 그것으로서 나와 내 인생이 표현된다고 해도 좋은 것이 내가 하는 일이 되어야했다. 즉, 내가 일의 가치에 공감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 비로소 나는 이 일에 행복하게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이란 나의 능력과 흥미,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렇지 않은 일은 지루하고 무의미할 뿐이다.
-도널드 E. 슈퍼-


일의 가치가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그 일은 단지 생계유지 수단일 뿐이다. 주어진 일을 어떻게든 마치고, 업무 시간을 어떻게든 보내서 월급을 받아내면 그만이다. 그 과정에서의 수동성과 스트레스는 불 보듯 뻔하다. 충분한 보상을 받고, 월급을 정말 즐겁게 쓸 수 있다면야  행복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단, 인생의 30%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반면, 가치 있는 일은 내 삶의 의미 또한 찾아줄 수 있다. 삶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면, 아무리 행복해도 그 속엔 공허함만이 가득할 것이다. 그래서 삶의 의미를 외면하고 살아간다면, 먼 훗날 돌아봤을 때 내 삶에 만족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삶이란 무엇인가>에서 저자는, 삶의 의미는 가치 있는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관여를 통해 드러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업으로 매달린다면, 이 과정에서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되고, 보다 충만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또 하 내가 행복하게 일하기 위한 조건은 학습이다. 나도 졸업과 함께 공부는 끝나는 줄 알았는데, 학습은 즐거운 일에 핵심이다. <몰입, flow>에서 저자는, 자신의 능력보다 과한 도전 불안을, 못한 도전 지루함을 야기하지, 능력에 맞는 적절한 도전은 플로우(몰입)를 유발한다고 말한다. 플로우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완전히 그 일에 빠져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즐거움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과 일의 난이도에 따라 느끼는 상태(<몰입, flow>)


여기서 능력에 맞는 적절한 도전 결국 능력을 성장시키는 학습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즉, 학습이 즐거움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가치의 측면에서 본다면,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그것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되고,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성장, 혹은 전문성이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즐거움의 원천은 학습이기 때문에, 일에 점점 흥미를 잃는 사람들은 더 이상 학습거리가 보이지 않거나, 학습이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요새 먹는 게 낙이에요. 먹는 거 말고는 재밌는 게 하나도 없어.


언젠 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나도 먹는 걸로 나에게 상을 주곤 하지만, 이런 삶은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지식의 발전과 후학 양성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교수가 되고, 국가 행정에 이바지하고 싶은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고, 삼성전자를 혁신적인 전자기업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직원이 되면, 참 할 일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 즐거운 삶이 되지 않을까? 이런 비경제활동인구의 오지랖 넓은 생각을 마치고, 이제 나는 내가 세상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평생을 기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더 성장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움이 된 책들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행복한 삶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다르게 살겠다>

어떤 일을 할지, 어떻게 일할지 생각하며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내가 일하는 이유>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주입하는 <미움받을 용기>

행복, 그리고 도덕성과 구분되는 '삶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시골의 작은 빵집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성장하지 않는 작은 건축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원칙, <가슴뛰는 회사>

'왜?'로부터 시작하라는 경영서적,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학습과 일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주는 <이너게임>

플로우를 경험하며 의미있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몰입, Flow>

작가의 이전글 내가 대학원을 나와 군대에 간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