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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트 Mar 04. 2024

명상에서 말하는 ’내려놓음‘이란?


내려놓음이란?

명상을 논하기 전에 가장 먼저 ’내려놓다‘가 무슨 행위를 말하는지부터 생각해 봅시다. 내려놓는다는 건, 위로 올라가 있는 상태에 놓여진 무언가를 아래로 이동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명상에서 늘 말하는 ‘내려놓으세요‘라는 말은, 당신의 삶에서 한껏 올라가 있는 모든 것들을 아래로 두는 연습을 해 보라는 제안일 겁니다.


내가 직접 올려다 놓은 것들

그렇다면 우리 삶, 인생에서 올려져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보통 올려놓는 것들은 ‘소중한 것’, ‘지켜져야 하는 것’, ‘너무 아까워서 남 주기가 싫은 것’ 들이 될 텐데요. 그것은 돈일수도 있고, 명예, 성공과 같은 표면적이고도 가시적인 것들일 수 있죠. 반면 심리적인 요소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바로 미래에 대한 욕심, 과거에 대한 회상과 예찬, 잊을 수 없는 기억과 추억에 대한 갈망도 내가 올려다 놓은 많은 것들 중 하나겠지요.


왜 내려 놓아야 할까요?

가장 명확한 이유는, 바로 ‘무겁기 때문’입니다. 머리에 이고 있던 물건이 너무 무거우면 바닥에 잠시 내려놓듯, 하나 둘 올려놓은 것들이 무게가 더해져, 덧셈이 아닌 뺄셈을 해야 할 시기가 도래할 때, 우리는 명상을 가장 필요로 합니다. 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무게, 짐들은 어느 누구도 대신 내려줄 수 없지요. 오로지 나 자신만이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요가 명상이든, 호흡 명상이든 선생님의 가이드가 있을 순 있지만, 결국 그 가이드는 오로지 나 자신에 집중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에 불과할 뿐입니다. 선생님, 지도자가 내 머릿 속에 들어와 대신 물건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


내려놓음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정말 많은 것들이 하루에도 수백, 수천가지가 왔다갔다 할 겁니다. 점심 밥을 누구와 뭘 먹을지부터, 오늘 출근해서 무슨 일을 할 지부터, 화장실은 몇번을 갈지, 저녁에 퇴근하면 뭐 할지와 같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앞으로 나는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 제한된 월급쟁이 삶에서 더 많은 소득을 벌어들이기 위한 재테크 방법부터,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한 교육 방법과 철학까지… 이 외에도 수만가지 고민들이 ‘나’를 지나치기도 하고 후벼파기도 하겠지만, 명상에서는 보통 ‘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 말합니다. ‘나’ 스스로가 아닌 제3자가 껴 있거나, 내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모든 대상들은 내려놓으라는 뜻입니다. 어차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종교활동은 ‘내려놓는 연습‘을 시킵니다

불교든, 기독교든, 어떤 사이비교든 모두 ‘내려놓으라’ 말합니다. 모든 근심과 걱정 내려놓고, 오로지 나 또는 나를 지켜주는 신의 존재에 기대라 말합니다. 너무 무거우니 종교에 그 과업을 덜어내고 조금 휴식하라 말합니다. 그래서 많은 중생, 교인, 교도들이 ‘종교’를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일까요. 그 덕분에 모든 종교에는 일종의 ‘명상 의식’이 수행법의 일부로 포함돼 있지요. 불교에는 수행이, 기독교에는 기도가, 이슬람교에는 라마단이 있는 것이겠지요. 다 제각각의 방법과 방식으로 명상의 길을 안내하고 제안합니다. 명상이랄 게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이유, 이미 현재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수행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모두 명상하고 계십니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게 명상이 아닙니다. 모든 걸 내려놓는 게 명상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다, 나의 것이라고 착각했던 모든 네 것들을 내려놓다, 무거운 것들은 내려놓되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가지다. 무거움을 내려놓음으로서 오히려 필요한 것들을 더 선명하게 쥘 수 있습니다. 명상은 바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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