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시대에 우리가 경쟁하는 것은
서로가 아니라 숫자이다.
어떤 잘 나가는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그 사람이게 만든 특수한 특징이 아니라,
연봉이나 팔로워 수와 같은 숫자이다.
사람과 사람이 쉽게 비교되는 것은
시대가 사람을 숫자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부추기고 있다.
컴퓨터는 숫자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은 숫자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AI가 발전하는 시대에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숫자로부터 벗어나려 해야 하지만,
어느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스스로를
숫자로 만들고
기능적으로 만들고
특색이 없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것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듣고 그리고 소통할 수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그 능력은 가만히 있으면 길러지지 않는다.
세상이 나를 숫자로 만들어버리고
기계나 다름없는 기능적 역할로 만들어버리더라도,
끊임없이 없는 것을 보고 듣고
자신만의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는
부르짖음이 우리 내부에서 메아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