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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원 Mar 16. 2019

행복을 파는 회사 Best Buy

3/1일자 CNBC의 기사를​ 보면 리테일 회사들에게 2019년은 더욱 절망적인 해가 될 것 같다.


의류브랜드 Gap은 향후 2년간 230개의 매장 폐쇄 계획을 발표했고, 빅토리아 시크릿은 올해 50개 매장을 닫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짐보리, Payless Shoes, Ann Taylor 등을 가진 Asena Retail이 4309개의 매장 철수 계획을 불과 밝혔으니 리테일러들에게 올해는 가혹한 한 해일 수밖에 없다.


이는 2010년 이후, 아마존과 온라인 리테일러들에게 위협을 받던 미국의 전자제품 유통 공룡이었던 베스트바이를 떠올리게 한다. 


모두가 위기라 믿었던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만든 베스트바이의 사례를 알아보자.




베스트바이의 2012년을 돌아보면 절망적이었다.


CEO였던 Brian Dunn이 여직원과의 관계를 이유로 이사회에 의해 사임당했고​, 50여개의 매장을 닫으며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역시 사상 최저를 찍고 있었다.


고객들은 베스트바이에서 제품을 만져보고 아마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고, 온라인 유통의 미친 공세로 베스트바이는  망할 것만 같았다. 주가는 2000년 이후 최저가인 11.67불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6년이 지난 2월 27일에 발표한 2018년 4분기의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넘어서 가가 70.41불까지 뛰었었다. 불과 7년 사이에 시가총액이 약 3.3조에서 약 20조까지 뛴 것이다.


지난 25년간 베스트바이의 주가




Brian Dunn의 후임으로 CEO가 된 Hurbert Joly는 크게 세 가지 집중하여 회사를 부활시켰다.



1. 사람에 집중

Hubert가 CEO가 되자마자 한 일은 매장을 방문해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는 일주일동안 매장에서 근무하며 매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경험했다. 그 과정 중에 Hubert는 바로

매장의 재고 관리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였고, 임직원 할인 프로그램을 재개시켰으며, 임직원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깊이 연구하여 개선시켰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Work place 리뷰 서비스를 제공하는 Glassdoor에 따르면, 임직원들에게 친구 베스트바이에서 일한다고 하면 추천하느냐는 질문에 78%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92%의 응답자가 CEO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통경쟁사 Walmart의 수치들이 55%, 65%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게다가 60%에 달했던 Turnover Rate을 최근 30%로 내렸다고하니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의 변신은 성공적인 것으로 다.


베스트바이의 St. Cloud 매장에서 체험 중인 CEO Hubert


2. 약점을 강점으로

St. Thomas 대학교의 마케팅 교수인 Kim Sovell은 베스트바이와 같은 리테일러들이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이길 유일한 방법은 아마존이 못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베스트바이가 가장 잘하는 것은 고객이 매장에 오게하고, 제품을 가지고 놀고 만지고 보고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을 Showrooiming이라고 한다.


실제로 Hubert는  ‘Showrooming’이라는 개념을 아주 정확히 이해했다. 여기서 Showrooming이란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매장에서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쇼룸으로 전락한 베스트바이


이런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온라인 최저가를 찾아오면 그 가격에 제품을 팔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이 매 증대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대형 TV와 스마트폰과 같이 비싼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구매 전에 직접 만져보고 사기 때문에 가격이 온라인과 같다면 굳이 집에 가서 주문할 필요없이 매장 방문시 구매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베스트바이의 최저 가격 보상 제도


뿐만 아니라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브랜드에 별도의 공간을 내주어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브랜드 스페이스를 만들게 해주고 대신 렌트비용을 받기 시작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기도 했다.



3. 고객과의 관계에 집중

2019년 1월 Star Tribune과의 인터뷰에서 Hubert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We're not in the business of selling TVs and computers. We're a company that's in the happiness business.


많은 사람들이 베스트바이를 전자제품 유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CEO는 그렇게 정의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행복 사업을 한다고 말한다. 베스트바이가 목적 중심의 회사가 되고 사람 냄새가 나는 회사가 되길 원한다고.



점점 더 많은 기술과 제품들로 복잡한 세상이 될수록, 고객은 점점 더 믿음직스럽고 경험 많은 조언자들을 필요로 할 것이고 베스트바이가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항상 새로운 기술과 싸워야하는 고객


베스트바이는 아마존과 다른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갖지 못한 강점이 있다. 바로 고객과 교감하는 능력이다.


베스트바이는 2002년에 Geek Squad라는 회사를 인수했는데, 이들은 복잡한 전자제품을 고객들에게 쉽게 설명해주고 제품 설치, 문제 해결, 그리고 제품 수리와 같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오늘날 미국 소비자는 전자제품 구매시 궁금한 모든 것을 대답해줄 수 있는 Geek Squad가 있는 베스트바이로 간다.


고객의 집에서 상담 및 제품 설치를 해주는 Advisor


Hubert는 이 장점을 더 발전시킨 In-Home Adviso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Advisor를 고객의 집에 보내어 각 고객이 소유하고 있는 제품과 집의 상황에 상황에 맞게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이다.


Advisor들은 고객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계를 형성하도록 교육된다. 이들은 일반 매장 직원과는 달리 단기 매출 등 실적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시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연봉을 보장받는다. 물건을 파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행동하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이 더 구매를 많이 할 것이 자명하지 않을까?




위의 접근이 베스트바이 부활의 모든 이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인 유통회사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던 중 사상 최고의 주가를 찍은 베스트바이의 경영철학을 일부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고객이 행복한 삶을 살게 도와주는데 집중하고, 임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으로 변신, 파트너 회사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해주어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창출하여 회사 가치를 올려 주주들까지 행복하게 해주었다.


어쩌면 Hubert는 정말 행복 비지니스를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이 베스트바이를 망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둘의 경쟁 구도에 집중했지만, Hubert는 여전히 아마존과 베스트바이가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도 내가  베스트바이에 대해서 험담을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이 것이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은 베스트바이와 아마존이 함께하기 여전히 충분히 크다.



모두가 적이라고 말하는 아마존까지 포용하는 여유. 어쨌든 이 사람,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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