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해외 영업 담당자라면, 영어보다 더 중요한 이 것!
▷ 1편에 이어서
영업적 사고 역량은 해외 영업이라서 필요한 역량이라기보다 '영업'이면 다 필요합니다. 국내 영업 직무도 영업적 사고 역량 당연히 필요하죠. 그러면 해외 영업이라서 필요한 특성들은 뭐가 있을까요?
해외 영업 담당자가 다른 직무보다 조금 더 필요한 특성이 있다면, 그건 끈기예요. 왜냐면 절대 한 번에 결과물이 안 나오거든요.
한 바이어를 상대로 기본 수십 번, 많게는 백 번이 넘어가도록 대화 핑퐁을 하는 게 보통 일입니다. 어쩔 땐 대화 주제만 백 개가 넘어가기도 해요. 거래할 바이어를 찾는 일은 또 어떻고요. 나를 원하는 바이어를 만날 때까지 수십, 수백 명에게 회사와 브랜드를, 서비스와 제품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나마 그런 기회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최악의 경우,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정말 맨 땅에 헤딩하듯 바이어를 찾아야 합니다. 몇 시간이, 며칠이, 몇 달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죠. 망망대해에서 조각배를 타고 섬을 찾는 거 같다니깐요?
간신히 바이어를 찾아서 드디어 계약 이야기를 시작했다? 망망대해에서 이제 - 넘어야 할 - 한라산을 찾은 겁니다. 바이어들의 요구 사항은 정말 각양각색이에요. 일일이 상대하다가 머리에 쥐 나는 경우? 아~주 흔힙니다. 그렇다고 안 할 순 없죠. 모든 어려움들을 넘고 넘어 인고의 시간을 가지면 그때서야 간신히 한 건의 PO(Purchase Order)를 받아요. - 그 사이에 가격 네고는 어찌어찌하고, 수출 조건은 또 어찌어찌 정하고, 계약 조건은 어찌어찌 논의하고, 대금 지불은 어찌어찌 결정하는 핑퐁 x 100번 있는 건 안 비밀 -
제품 당 현금성 차감 금액 얼마! 딱 정해서 지원하면 Sell out 몇% 증가! 이런 결과물만 보던 직무에 있다가 처음 해외 영업이란 직무로 넘어왔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마침 해외 영업 직무와 함께, 온라인 광고로 ROAS 측정하던 퍼포먼스 마케터를 겸업할 때라 직무가 너~무 비교됐답니다.
내가 당장 오늘 삽질한 게 내년에 빛을 볼지, 내후년에 빛을 볼지 어찌 알지?
그렇잖아요? 삽질을 잔-뜩해서 삽질한 결과가 나타날 때쯤 내가 그 회사에 없으면? 제가 한 노력은 뭐가 돼요? 그냥 Nothing이죠. 처음 해외 영업을 무슨무슨 회사에서 시작할 때 해외 영업 진짜 재미없었어요. 지금 회사에서 삽질하면서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이때 인이 배기도록 익숙해졌기 때문이에요. 아, 맞아. 원래 해외 영업은 단기전 아니고 장기전이지 참. 삽질이라는 거 알면서 시간 쏟고, 에너지 쏟으며 하루 4-5시간 컨퍼런스 콜한 후에 이 생각 100번 해요. 제가 억울해서라도 이 회사에선 나의 이 귀한 삽질들 매출 결과물로 보고 나갈 겁니다.
▷ 3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