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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Feb 06. 2022

대표님, 그거 아니에요.

해외영업 in this area!

  스타트업 + 해외영업 

= 맨땅 헤딩 + 맨땅 헤딩


네, 맞습니다. 제 이야기입니다. ^^.......... 


스타트업이란 조직은 들어가는 순간부터 담당자가 만들어야 하는 프로세스들이 넘쳐납니다. '아니 이거조차 없어...?'와 '아 이거 좀 체계적으로 만들어야겠는데.....(한숨)'의 차이는 있지만 전자든 후자든 담당자가 시스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스타트업에서 해외영업을 한다고 하면 보통은... 거의 70%의 확률로 맨땅 헤딩입니다. 


저처럼 멘땅 헤딩하고 계실 스타트업 해외영업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브런치를 켰습니다. 주니어 레벨로 스타트업에 입사해 해외영업을 담당하시게 되었거나, 대기업 ~ 중견기업에서 해외 영업하시다가 스타트업으로 오시는 분이라면 제 글을 읽으면서 고민해보세요. 생각보다 담당자가 고민해야 할 영역이 넓을 수 있어요. 


스타트업 해외영업 담당자는 Business를 새로 그리는 사람입니다. 

국내에서 3040 여성 중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운동복을 판다고 합시다. 

이 운동복을 들고 미

국 시장에 갔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관심 갖는 사람들이 남성들인 거예요. '사이즈 XL은 없어요?' '왜 이렇게 딱 붙어요? 혹시 여성용이에요?' 담당자는 잠시 당황하다가 바로 답변했습니다. '네, 고객님 XL은 없습니다.' '네, 여성용입니다 :)' 이 담당자는 일을 잘한 걸까요?


업무 수행 Wise → Okay

사업 개척 Wise → .................................



이 대답들은 담당자가 '할 수 있는 대답'입니다. 매뉴얼에 충실하게, 사실 그대로 답변을 드렸으니까요. 하지만 질문자들을 '위한' 답변들은 아니죠. 만약 저 질문들을 한 사람이 바이어라면? 바이어는 답변 두 개에 벌써 흥미를 잃었을 거예요. 해외영업은 이런 식으로 바이어를 놓치면 next 가 없습니다. 지금 이 바이어가 좋은 기회인지, 나쁜 기회인지 가늠할 상황도 아닐 스타트업이라면, 바이어 한 명, 한 명이 정말 소중합니다. 


스타트업 해외영업 담당자는 국내와 아예 다른 판을 짠다는 마음으로 나서야 합니다. 바이어들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타깃, 전달할 메시지, 가격 심지어 sku 구성 자체도 국내와 다르게 가져간다고 생각하세요. '국내에서는 이런 사람들한테, 이렇게 이야기하면 먹혔어'라는 기존 회사 레퍼런스? 참고하되, 맹신하지 마세요. 이 제품, 저 제품 다 밀어봤는데 어라? 이건 국내에선 반응하는데 해외 바이어는 관심 없네. 아, 대신 저 제품에 관심을 갖네. 이런 걸 아는 담당자는 당신뿐입니다. 당신이 직접 보고 듣는 다수 바이어들의 반응과, 다수 소비자들의 말을 들으세요. 그리고 그 방향으로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저는 회사 대표님하고 이런 일로 마찰이 있었어요. 회사에서는 a, b라는 제품을 공들여 만들었는데 왜 해외에서 못 파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a, b 제품을 팔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푸시했죠. 그런 대표님께 뭐라고 말씀드렸냐면요,


대표님, 그거 아니에요.


대표님이 팔고 싶어 하는 U 시장? a, b 절대로 안 먹힌다고 이야기했어요. 왜냐하면 그 시장에는 우리보다 훨씬 더 잘하는, 그런데 심지어 가격은 훨씬 저렴한 플레이어들이 자리잡고 있거든요.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비교가 안 되었고요. 그 a, b 카테고리 제품으로 백날 깨지느니, 다른 제품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가 혼났었죠... 우리 b 제품 좋은 거? 저도 알아요. 그런데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제품은 해외영업 담당자에게 좋은 제품이 아니에요. 좋은 제품은 팔리는 제품이죠.


물론, 국내와 동일한 방향으로 해외에 적용했는데 대박이 터지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 반대도 있고요. 핵심은 '시장이 반응하는가'입니다. 시장이 보내주는 신호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차곡차곡 쌓은 레퍼런스, 인사이트, 정체성 등등과 완전히 달라도 놀라지 마세요. 흔한 일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제품을 갖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혹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한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아 내부 설득하기 싫다... 그냥 대표님 말에 yes하고 싶다...


외부보다 더 어려운 내부 설득을 생각하면 사실 저도 까마득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나, 설득하려면 어떤 근거와 기대효과를 가져가야하나........ 바이어와 5시간 이야기해서 방향을 결정했는데 내부 설득하는 데 장장 한 달이 걸리기도 했어요. 그래도 해야 합니다! 시장이 원하지 않는 방향인 걸 뻔히 알면서도 갈 순 없잖아요? 네트워크도 없고 판매처도 없고 바이어도 없을 스타트업에게 fail & learn 할 시간 따윈 없습니다. learn이 아니라 그냥 close 겠죠. 스타트업이 얼음판이라면 스타트업 해외영업은 살얼음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잖아요? 그러니 국내와 다르더라도 GO 하게 되어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스타트업 해외영업 담당자 = 해외에서 새로 비즈니스 하는 사람

정말 아득한 길 같죠? That's true. ㅋㅋㅋ 

이 아득한 길에서 제가 뭘 배웠는지 앞으로 하나씩 풀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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