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8
여행은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간이 바뀌면 시간 감각도 달라진다. 동남아가 우리의 70, 80년대를 연상케 한다면 아프리카는 우리의 시선을 좀 더 멀리, 백 년 전으로 향하게 한다. 아프리카는 산업화가 되기 전, 우리 모두의 과거를 상상하게 하는 땅이다. 여기도 도시와 시골의 격차가 커서 도시 부유층은 모든 걸 누리지만 시골 사람들은 몸을 누일 집과 간단한 조리도구 말고는 아무것도 없이 산다. 흙집에서 살고 세 끼를 다 챙겨먹지 못했으며 가구나 물건을 누리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구한말 우리 조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 이해가지 않는 것은, 백여 년 전 조선은 부족 중심의 아프리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문명국가’에다 사람들의 재주와 솜씨도 뛰어났는데 서민들의 물질적 삶이 왜 그렇게 뒤쳐졌을까 하는 것이다. 흙으로 만든 초가는 가장 초보적인 단계의 주거형태다. 벽돌 만드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왜 우리 선인들은 벽돌집을 짓지 못했을까. 여기 오니 조선이란 나라에 대해 궁금증이 많아진다.
*사진은 르완다의 시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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