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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ul 13. 2020

능소화 피는 정원에 장마가 지나갑니다

나미래의 詩詩한 정원 이야기 , 능소화와 장마의 계절

장맛비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싱그러운 감나무 잎을 조심스레 삐집고 내려오며 빗소리를 내어줍니다. 경기도 동탄 이곳엔 더위를 식혀주는 적당한 비가 내려주고 있습니다. 



<장마에 앉아> 나미래


햇살 파도 장맛비에 겁을 먹고 사라진 뒤에는 어른들의 마음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오는 여름을 즐기기 위해서라고 했다. 허락 없이 쏟아놓은 뜨거운 별빛을 주워 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생각의 씨앗을 물고 있을 수, 물을 수 없었던 뱃속 시간표는 누군가를 무표정으로 만들어놓았다. 뛰어다니는 종종걸음을 재우고 나니 짖는 일은 뒷전이 되었다고. 비 냄새를 맡는 반려견도 느낌을 안단다. 꽃잎이 받아놓은 한 잔의 차를 우려먹는 시간은 꽤 오래 우리들에게 보내질 터.





장맛철엔 능소화도 그 모습을 감추려하지 않지요. 

피고지는 일이 고단하지는 않는지? 

계속 주인장에게도 이웃에게도 

기분 좋은 색감을 선물합니다. 

뒷마당 정원에선 여름의 주인공이 되었네요. 

  벽으로 올리길 참 잘한 결정 같습니다. 













<너라는 꽃처럼 살고 싶다(능소화)> 나미래 


구름에 기댄 그림자 손에 닿지 않으려 해

바라만 보면 기억을 데려오는 꽃의 길목

그 꽃의 길목에서 없어진 나를 찾으려 하나 봐


눈꼬리 내린 아침, 넋이 나가도 관심 없는 너

하늘 아래 푸른 잎을 두른 그 집의 꽃이 되었다고

그 집의 꽃으로 살아가는 너를 닮으려 하나 봐


햇살 뿌리내린 여름 꽃의 웃음으로 살아가지

벽에 누워 있는 나팔, 사람들 소리에 공명하지 않아

소리에 다치지 않는 너의 세계를 그려봐


하늘길 향해 달리지만, 내려가는 것도 좋다며

정원의 여름 이야기에 쉬지 않고 귀를 기울인다고


입말이 가득 차면 비어내는 아름다운 행보를 읽어

오늘을 채우려 어제를 던지는 너라는 꽃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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