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해도 어쩔 수 없어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성향인지 꽤 잘 아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 엄마가 나에게 너무 자기폐쇄적이라고 인생을 자유롭게 생각하라고 조언해 줬을 정도로 나는 나 스스로에 대해 집착적으로 관찰해왔다. 이유는 근본적으로 내가 나를 잘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같은 이야기 다른 말로, 세상을 잘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결과로 나는 꽤 선명한 취향을 가지고 창작을 하는 사람이 되었고, 그림책 작업이든 NFT 작업이든 창작을 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어느 정도 확실하다. 물론 귀로 엉덩이를 닦을 수 있을 정도로 팔랑귀라서 정말 많이 흔들리지만 방황하다가도 항상 되돌아가는 어떤 자리가 있다. 지겹도록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런 유치한 나에 대해 돌려까는 웃긴 자기독백을 좋아한다.
이런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고 싶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이해'받고 싶어서 '이해'하고 싶다. 열심히 눈알과 머리를 굴려보지만 하....타인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성향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이 나쁜 머리로 이만큼 살았으면 정말 선방한거라 스스로 위로한다.)
그래서 결국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경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나를 돌려까는 이야기를 한다. 이왕이면 아주아주 웃기게. 껄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