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24,000원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IT 회사 ‘우아한형제들’에서 자신들이 운영하는 ‘우아한 기술 블로그’의 글을 엮어 낸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IT 기업(네카라쿠배!) 중 하나인 우아한형제들에서 낸 책이라 관심이 가서 구입했다.
https://techblog.woowahan.com/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프런트엔드와 백엔드, 인공지능, 테스트/품질 관리 등 보통 IT 업계에서 기술 분야를 나눌 때 쓰는 기준을 그대로 가져와 글을 나누고 묶어 장을 구성했다. IT 기업의 기술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엮어 책으로 낸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은데, 조금 아쉽다. 현재 구성은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웹 블로그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하나씩 따로 보면 괜찮은 글이 꽤 들어가 있지만 그것들이 하나의 책으로 잘 엮였다는 느낌이 없다. 각자 따로 노는 느낌이다. 책 전체뿐 아니라 각 장 내에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그저 전달 매체만 웹에서 책으로 옮겨왔을 뿐 책으로 엮으면서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외 사소한 불만 두 가지를 언급하자면, 먼저 주석을 어떤 기준으로 단 것인지 잘 모르겠다. ‘CI/CD 파이프라인’이나 ‘SDK’에는 주석이 달려 있는 반면 ‘capex’나 ‘opex’와 같은 단어에는 주석이 달려 있지 않았다. 독자가 개발자라는 가정 하에 오히려 후자에 주석이 달려 있어야 할 것 같다.
또한 46쪽에 들어간 아래 이미지는 글자를 알아보기가 좀 힘들었다. 배민 특유의 색상을 적용한 것은 좋은데 글자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조금 더 잘 적용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을 많이 얘기한 것 같은데 그래도 평소에 관심이 있던 콘텐츠였는데 눈이 피로해서 모니터나 휴대폰 화면보다는 책으로 보기를 원한다면 구입을 고려할 만하다. PC나 휴대폰을 켜면 자꾸 다른 데로 눈이 가서 다른 사이트나 앱을 실행할 수 없는 매체로 콘텐츠를 접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권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정가가 24,000원으로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또한 책으로 옮기면서 맞춤법도 확인하고 문장도 어느 정도는 다듬어 놓았기 때문에 확실히 블로그 버전보다는 글이 많이 정돈돼 있다. 이런 작업이 티는 잘 안 나지만 독자가 글 읽는 속도를 많이 높여주고 문맥을 더 깊이, 더 제대로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글에서 다루는 기술이나 분야를 잘 몰라서 천천히 하나씩 살펴가며 읽는 독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재밌게 읽었던 글을 하나 소개하며 마치겠다. ‘손권남’이라는 분이 쓴 ‘개발자 머피의 법칙’이라는 글이다. 이 책을 읽고 남은 게 하나 있다면 이 글일 것이다. 조금 더 정돈된 버전으로 읽기를 원한다면 나처럼 24,000원을 투자해 책으로 읽으면 되고, 무료로 날 것 그대로를 읽고 싶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
https://techblog.woowahan.com/2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