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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거짓배움이니까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학교에서 ‘(공)교육’이란 이름으로 베푸는 거짓배움의 모습은 어떠한가


 당장은 초등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국어’, ‘수학’, ‘영어’를 어떤 모습으로 배우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초등 1학년 ‘국어’의 경우를 따져 보자.  ‘읽기’ 배움책은 한글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입학하는 30% 남짓의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든 책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누가 한글을 알고 오는지, 글을 이해하는 능력은 어떤지 등을 가려내지 못한다고 한다. 

예컨대,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간 ‘상철(임시 이름)’이는 국어를 어떻게 배우고 있었을까? 현재 교과서는 1단원이 동요 ‘리리 릿자로 끝나는 말은~’과 동시 ‘비 오는 날’로 되어 있다. 만일 ‘한글’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라면 어떻게 배워야 할까?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지 않은 것이 한글 사교육 시장을 키운 원인    


7차 교육과정에서 한글 익히기에 배당된 시간은 1년 중 6시간에 불과했다. 놀랍지 않은가? 그 뒤로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14시간,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7시간으로 늘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야 68시간으로 늘었지만 그조차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궁금하다.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아이들은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 10년은 학부모에게 한글은 학교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는 인식을 고착화했고, 이는 한글 사교육 시장을 키운 원인이 됐다.    

상철이(임시 이름)는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교 읽기능력검사에서 1학년 11월 때 ‘읽기 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1년 내내 괜찮다가 갑자기 무슨 일이지?” 하고 놀란 어머니가 예고 없이 받아쓰기를 하니 거의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닿소리, 홑소리 글자 구별도 제대로 못했다. ‘감’과 ‘각’이 ‘ㅁ’과 ‘ㄱ’만 바꾸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완전히 다른 글자라고 생각했다. 이제껏 한글을 한자처럼 모양을 보고 추정해서 읽고 있었던 것이다    


학교에서는 ‘수능 사교육’을 흡수하였는가    


2018년 12월이다. 새삼 약 15년 전인 2004년  ‘2·17 사교육대책’을 떠올려 본다. 학원에서 'TV 학교'로 U턴하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전방위 처방이었다. 과연 학교 현장에서는 ‘사교육’을 흡수하였는가? 위성.케이블 TV방송 채널 하나가 24시간 내내 '수능'만 방송하고 수준별 보충학습을 함으로써 학교 교실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다음은 교육방송 ‘수능 수학 강의’ 시청으로 고3 수학 수업을 한 부산의 한 고등학교 선생님의 사례이다. 학년 초기부터 수업 진도에 맞춰서 함께 문제를 풀어가며 교육방송 강의를 1.7배 속도로 틀어놓은 사례가 보도된 적이 있다. 교육방송 수능 강의에만 맡긴 채 교탁에 앉아 시간만 때웠던 것이다. 1학기와 2학기 정규 수업뿐만 아니라 추가 수당이 나오는 보충 수업에서도 똑같이 진행한 것이다. 전체 수업 시간 50분 가운데 교사가 직접 강의하는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았고.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선생님이 해명한 답변은 이랬다.


“수능에 연계 문제가 70%나 나오는 교육방송 강의를 효율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어서 수능 영어 강사가 고백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영어 수업 사례이다.

   

“영어 선생님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수업을 제가 하는 것이에요. 사실은 저 양심의 가책 많이 느낍니다. 정책이 이러니까. 시험장 가서 교육방송(EBS) 지문이 기억나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영어 실력을 기르게 돕는 수업이 아니에요.”


 이처럼 영어 교재인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인지 분간하기 힘든 지문 내용을 쉽게 떠올리게 하는 ‘꼼수’를 부린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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