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가를 오가며 한참을 찾는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찾고자. 나의 모호한 생각과 부정의 말들의 대답을 요구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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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안다며, 그런 너를 안다며.
다 그런 거라며.
매일이 그렇지 않냐며.
다들 그리 지나지 않느냐며.
이 또한 지나가리.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해할 수 없을 거라며. 누가 누구를 누가 어떻게 이해하는가.
네가 길가의 수목을, 그곳에 자리한 기분을 이해하느냐며.
네가 저 비탈에 자리 잡은 들풀을 이해할 수 있겠냐며.
네 삶은
아무것도 아니니 아무 걱정 말라며.
좀 더 웃으라며.
책은 우연하게 마주하는 깊은 만남이다.
때론, 내가 원하는 대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때도 있다.
만나지 못한 날엔 다시 걷는다.
어제는 찾지 못했다.
다만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에서 몇 가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