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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Aug 12. 2021

100번째 글, 그래! 무소의 뿔처럼 쓰고 함께 가자

밥같은 글, 반찬같은 글,가슴으로 써 갈 글들...




1장 :  91번째 글을 올리면서

91번째 글을 올렸다. 부풀어 쓰라린 입술을 얻은 "달걀 찜기의 참사" 제목으로 글을 썼다. 글을 쓰기 위한 글이 아니라, 멍청한 실수를 하고 깜짝 교훈을 얻은 경험을 쓴 것인데, 그제는 왜 그랬는지 조회수가 연신 올라가더니 3만을 넘겼다. 브런치 처음 시작할 때 쓴 "면역력 올리는 좋은 식습관 "이 6만을 넘겨서 놀랐는데, 그 이후로 잠잠하던 조회수가 웬 지도 모르게 갑자기 올라갔다. 그리고 오늘 보니, 메인에 살짝 나오고, 읽기 추천글에도 "달걀 찜기 참사"가 떴다. 반가운 마음으로 사진을 캡처했다. 기분이 좋았다. 시간이 가도 오르지 않는 구독자수에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아무튼 내가 쓴 글이 추천글에도 보이니, 적잖은 위로가 된다. 하지만 조회수가 아무리 높아도 모두 글을 읽는다는 뜻은 아니다.


구독자는 "책이나 신문, 잡지 따위의 정기 간행물을 구입하여 읽는 사람"으로 정의되어있다. 내 글을 누군가가 정기적으로 기다려주고 읽어 준다는 뜻이다. 감동적이지 않은가... 구독자가 있어야 진정한 작가라 할 수 있다. 구독자가 많으면 좋은 이유는 새로 올린 글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적어도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발판은 놓아준다는 것이다. 구독자가 적으면 글을 올려도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없다.


브런치 처음 시작할 때 "구독자수"와 "라이킷(좋아요)"  "조회수"에 연연하지 말라는 글을 읽었다.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인지라 욕심이 생기나 보다. 처음엔 쓸 수 있는, 샤우팅(shouting)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 글을 올릴 공간이 있고 누구 한 사람이라도 그 글을 읽어 준다는 사실에 그저 감동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글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을 생각하고 쓰기 이전에, 내가 쓰고 싶었고 쓰려고 했었던 조각들을 모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손을 놓지 않고 쓰고 싶었다.


봄에는 마당에만 나가도 좋았던 마음을, 동토를 뚫고 나오는 조그만 싹들에게도 감사함을 썼다. 여행기를 쓰면서 당시의 감동과 즐거웠던 추억에 젖으면서 오히려 그때는 잘 몰랐던 사실들을 글을 쓰면서 더 알게 된 것도 많았다. 아마도 아직은 등산을 시작하는 초보 작가라, 페이스를 알아가는 단계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페이스도 모르고서는 낮은 산이든 높은 산이든 올라가기 가늠하긴 힘든 법이다.


어느 작가분의 글을 보면 브런치 시작한 지 한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수백 명의 구독자를 얻었다는 즐거운 표현도 있다. 그런 분들의 글을 보면 역시 너무나 잘 쓴 글이다. 저렇게 재밌게 잘 썼으니, 구독을 누를만하지. 브런치 선배 작가들이 쓴 구독자수를 늘이는 방법에 대한 좋은 내용도 읽어 보았다.


 1. 독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의 요구를(시대 흐름을) 알고 글을 써야 한다. 

 2. 글이 재밌어야 한다 그래야 읽게 되지 않겠는가?

 3.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자신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는...

 4. 참신한 독창성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제목에서부터 끌리는 글이 되도록...


내가 쓴 글들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 많다. 그래도 "생긴 대로 살아야지"라는 고리타분한 말처럼 부족함을 인정만 하고 말 일은 아니다. 언젠가 독자들이 나의 글에도 공감해 줄 때가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열심히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게 표현의 자유를 나타낼 수 있는, 막히지 않은 장이 펼쳐져 있는데 쓰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쓰는 것에 행복해서 작가로서의 갈급한 마음은 부족했고, 절절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글을 올릴수록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고 함께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자라남을 깨닫는다.    2021.07.29




2장 : 나의 쓰고 싶은 글들 

한 가지를 파고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도 남들보다 월등하게 잘하는 것이 없으면서 관심 있고 하고 싶은 분야는 많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욕심은..." 하다가 편하게 생각하기로 한다. 

나는 나다. 생긴 대로 살아야지!  무소의 뿔처럼 가야지!  밥도 쌀밥만 먹으면 질리지 않는가. 보리밥도 콩밥도 먹고, 국수도 빵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김치 한 가지만 반찬으로 먹는다면 아무리 김치가 맛있어도 질린다.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도 다양하게 먹어야 하지만, 먹는 재미를 위해서도 여러 가지 반찬을 먹어야 한다. 지구의 나이에 비하면 너무도 짧은 인생, 여러 가지를 재밌게 배워보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양한 즐거움을 글로 쓰고 싶다.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 사람들의 식문화에 그들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반찬 한 가지로도 밥 먹는다. 고로 씨(마쓰시다 유타카)가 우리나라 전주에 와서 많은 반찬을 내놓는 것을 보고 탄복하며 그 반찬들을 모두 먹는 것을 봤다. 식문화는 민족성과 그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 아니 직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오랜 세월 지역과 민족이 더불어 살고 성장해 만들어진 흔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식문화는 우리 민족을 나타낸다. 우리는 3첩, 5첩, 7첩, 12첩 반상까지 있다. 아니 요즈음 12첩을 훌쩍 넘는 음식(점)들도 많다. 반찬은 우리나라 민족성의 다양함을 나타내는 한 부분이다. 골고루 주고 싶은 너그러움과 한 끼라도 격을 갖춰 먹던 우리 예법의 전통이 내려져 온 것이다.


어느 나라 밥상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반찬을 내놓는 경우는 드물다. 한민족인 나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계속 써나가고 싶다. 물론 반찬가게처럼, 백화점식으로 쓰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늘 꿈이었던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하며 풀어가고, 잊혀가기 쉬운 삶 속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다른 이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공유해 갈 수 있는 여행에 대한 글들과 업으로 해 온 먹고사는 일(식품, 건강)에 대한 글도 계속 올리고 싶다. 밥과 반찬을 골고루 안배해가며 앞으로도 밥 같은 때론 반찬 같은, 가슴 따뜻한 글들을 꾸준히 써가고 싶다.


평소 속 얘기를 잘하지 않는 편임에도 글을 쓰게 되면 모자람도 꿈도 소망도 솔직히 표현될 때가 많다. "펜 앞에는 솔직해진다"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경험으로 배운다. 어쩌면 이런 사람이기에 독자를 위한 글을 쓰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한 작가로서의 자질보다 아직은 스스로의 꿈과 생각을 표현하고 쫓아가는 어린아이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100번째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분이라도 공감해 주는 분이 있다면 더 기쁘겠지만, 모두가 바쁜 세상, 마음의 한치 여유도 힘든 이 시점에 글밭 공간을 만들어준 브런치에 감사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해 본다.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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