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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un 14. 2024

아침단상,  아무튼 지금이 최행입니다!

1. 걸으며 느끼는 결심을 다져봅니다.

이른 아침, 동네 언덕을 몇 바퀴 돈 후 강아지들과 데크길 산책을 나섭니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 위에 막 올라오는 연초록의 생명력이 더 돋보이는 아침입니다. 상큼한 공기는 마음속 찌든 때까지 몰아내 주고, 무념무상으로 걷는 것에만 집중해 머릿속을 비워낼 수 있는 것도 지금 걸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생각을 비워보자" 스스로와 대화를 해 봅니다.

"오늘도 즐겁게 걷는다"는 생각에 바람은 울컥하는 감사까지 안겨줍니다.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존댓말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머릿속을 정리하려면 머리에서 나오는 말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빠르고 추진력 있는 스타일의 말투, 때론 거칠기도 하고 어쩌면 독단적이기까지 한 데다, 특유의 엑센트까지 품은 소리, 좀 더 부드럽게 말하자는 다짐도 무시한 채, 정진하는 것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목소리에도 나타나야 된다고 생각했는지 단연코 씩씩하게 말하며 걸어왔습니다.

"외유내강을 품고 산다~" 생각했지만, 아침 강물은 "외강내유로 버티고 왔잖소!"라고 웃으며 여운을 던집니다. 그랬었네요!!

글을 쓸 때에는 몇 번이고 정정하고 심사숙고하며 한 자 한 자 쓰는데, 말은 나오는 대로 날아가 버립니다. 평소의 안정되지 못한 습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말도 글입니다. 사실 말은 글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선 머릿속 생각이 정리되어야 하고, 생각은 입으로 되새겨져 글로 현신(現身)합니다. 

말이 생각의 즉각적인 발포라고 한다면, 글은 더 잘 나가기 위해 조준하고 다듬어져 쏘는 포와 같다고나 할까요... 아침 산책길에 뜬금없이 말이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저를 제대로 활용하고 가꿔달라~"는 언질을 주기 위함이었나 봅니다.

이제부터라도 말을 글 쓰듯이 해야겠다는 작은 포부를 걸음에 담아 디뎌 봅니다.


2. 정원을 가꾸는 삶은 서로를 돌보는 삶입니다.

사진 찍기에, 그림 그리기에,  글쓰기에 분주했던 정원 가꾸기는 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를 위한 마당가 꾸기에 열심이었던 지난해 보다, 올해는 정원의 입장에서 마당 살이를 합니다.

정원의 민낯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니 사진 찍고 글 쓸 시간도 부족합니다.

어제는 없었던 풀들이 오늘 아침엔 다시 인사하고, 해가 떠오르기도 전에 길냥이 가족은 각자의 음색으로 " 야옹 ~ 밤새 잘 주무셨나 옹~~ 밥 다 아옹 ~ 밥 주세 옹 야아 옹 " 아침을 열고 있습니다. 한편에선 예쁜 꽃이 피어나지만, 저편에선 잘라 주시 못한 시든 아이가 빨리 보내달라 ~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뜨거운 햇살아래 정원은, 하루 한 시간이 다르게 각자의 푸름을 마음껏 내뿜으며 경주라도 하듯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손길을 놓지 않았지만, 돌보는 없이 방치된 듯한 이면도 역시 정원의 한 켠입니다.

원하지 않는 풀 한 포기 없이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은 아직인 듯합니다.

그래도 여기저기 제 모습대로 살아가는 생명들이 어울려있고, 맡긴 없이도 서로 내주며 살아가는 마당 정원 모습이 싫지는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것도 맡긴 것도, 것도 없지만, 오늘은 얼마나 자랐을까? 어떤 열매가 잘 익었을까? 채마밭에서 당연한 듯 거두기나 하니 말입니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가꿔왔다지만, 결국은 서로가 서로를 돌봐 기에 가능한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3. 지금이 최행(최고로 행복한)입니다.

어쩌면 힘들게 견디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최선이고 최고이며 최행입니다.

당신께나 우리에게나 모두에게, 최고로 행복한 순간입니다.

과거를 추억하며 그리워할 수 있는 것도 내일을 그려 보는 것도 지금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조금 힘들어도 이 순간 만끽하며 충실하다면 미래도 다져진 디딤돌 위로 든든히  것입니다. 미래는 지금이 쌓여가며 이뤄질 것이고 지금이야말로 미래의 또 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뜨거운 날이라도 기어코 시원한 곳을 찾아, 견디기 힘든 순간이라도 행복하게 보내는 길냥이들까지도 누리고 있는 지금의 행복이 바라보는 우리에게도 시원하게 전해져 옵니다.


날이 더우니 냥이들도 시원한 곳만 찾아다닌다.

그늘진 맨 땅의 솜이(왼쪽)와 삼냥이

 풍성하고 화려한 색을 뽐내는 거대(한그루)한 플란넬초, 겨울을 이긴 라벤더가 살짝 보인다

작년에 심었던 카라가 다시 살아 노란 나팔을 불고 있다

모란씨앗은 익어가고 백합은 꽃을 피우려 준비하는데 지지 않고 번식 중인 금낭화, 정리해 달하고 외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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