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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형 Nov 23. 2016

네남자의 스타트업 첫경험#88days

날이 춥다. 그러나 갑자기 불어닥친 추위가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았다. 몸은 추웠으나 마음만큼은 따뜻했던 것이 그 이유이지 않았나 싶다. 불과 며칠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기다란 통에서 여태 기어오다가 이제야 바깥 통로로 나온 느낌이랄까? 무튼 생각보다 우리는 잘흘러가고 있음에 틀림없다. 

평소와 다른 아침을 맞이했다. 어제는 기분좋게 우리와 계약을 맺을 마트인 카카오 마트에 들려서 배달구역과 상품 스티커, 소스 박스와 상품가격책정에 대한 것들을 논의했었다. 언제나처럼 사장님은 그 자리에 계셨고 나의 방문을 달가워하셨다. 그 자리에서 사장님께서 메모하실 수 있게 민호형님이 준비해주신 파일을 내밀었고 작성을 부탁하고 그 자리를 나왔다. 그 마트에서 부대찌개를 위한 재료들을 함께 사갔고 스스로를 위한 축배로 세계맥주도 한 캔 들고 나왔다.(거품이 세지 않아서 목넘김이 부드럽고 맛또한 달달했다. 일품!!) 그리고 오늘 아침에서 나름 인터넷에서 찾아본 부대찌개 황금레시피로 부대찌개를 만들어봤다. 근데 결과는 똥맛.. 단맛이 강하고 뭔가 부대찌개 같은 느낌이 안들었다. 김치맛도 나지 않았고, 뭔가 간이 너무 쎘었다. 

그렇게 아침을 마치고 서둘러 카카오마트에 들러 어제 그 파일을 다시 받았다. 받아가는 와중에 사장님께서는 후문까지 배달이 안되냐는 배달의 긍정적인 말씀과 중국집처럼 주문즉시 배달 또한 가능하다는 말을 남기셨다. 너무나도 우리에게는 좋은 조건이라서 냉큼 알겠다고 하고 나왔다. 사장님께서는 우리가 얼른 진행해서 배달사원이 일을 하게 되는 걸 보고 싶어하시는거 같았다. 죄송합니다. (배달사원님. 저희가 귀찮게 해드릴거에요~)

그 결과를 가지고 점심 즈음 들어서 회의를 했고 여러 이야기 끝에 배달구역확장과 주문즉시 배송이 확정됐다. 이제는 승민이형님의 프로그램 개발과 스티커와 나머지 도안들, 최종가격책정만 완성되면 카카오마트와 런칭은 언제든지 할 수 있게 됐다. 

승민이형님은 제택근무를 하신다면서 집에 돌아가셨고, 나하고 민호형님은 남아서 나는 어묵 치즈 카나페 카드뉴스를 만들어올렸고 형님께서는 소스박스에 붙일 스티커 도안을 만드셨다. 

민호 형님과 막상 일이 눈 앞에 있으니까 우리가 안일해진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은 정말로 며칠 몇달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막상 이런 상황에 놓여있으니 안일한 모습이라니 스스로에게 각성을 외쳐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번 겨울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춥겠지만 우리의 상황만큼은 춥지 않길 아니 스스로가 춥지 않게 하길 바랄 뿐이다. 오늘도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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