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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Jun 04. 2021

참 끊기 어려운, 중독성

슬기로운 감빵 생활을 보고

거의 3일을 드라마에 빠져 지냈다. 꼭 이런 시기가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아무 생각이 없고 싶을 때, 마약처럼 나도 모르게 드라마를 켠다.


이번에 선택된 드라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특별한 이유 없이 선택된 드라마였다. 재밌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안 끌리더니, 이렇게 빠져들어서 보게 될지 몰랐다. 역시 드라마는 어떤 것이든 중독성이 강하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김제혁 선수(박해수)가 참 좋았다. 유명한 야구선수로, 야구 하나밖에 할 줄 몰랐지만, 그 한 가지를 끝까지 놓지 않는 인내와 성실이 있었고, 순수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사람을 믿을 줄 알고 의지할 줄 알았다. 도움을 받을 줄도 알았고 도움을 줄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을 가진 사람.


 나의 캐릭터는 이준호(정경호) 쪽이 가까웠다. 친구 역으로 나오는 이준호는 머리도 좋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다. 자잘한 재능이 많아서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는 타입. 드라마 내에서도 준호가 자신이 한 가지에 올인하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는 장면이 있는데, 재능이 많아서라고 친구 동생이자 애인인 제희는 얘기한다. 재능이 많으니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운 거라고. 그러니 뭘 해도 좋으나 자신을 탓하진 말라고. 그래, 나 같은 사람은 그냥 그렇게 여러 가지를 즐기며 살면 되는 거다. 타고난 걸 바꿀 수는 없으니까.


감옥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누구나 죄는 짓지만 그걸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사람을 한 가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도. 저마다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을 다 알기 전에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마지막에 뽕쟁이로 나오는 한양(이규형)이 제일 안타까웠다. 마약을 끊으려고 그렇게 노력하더니, 결국 출소하는 날 또 마약을 해서 다시 끌려들어 가는 장면이 꼭 드라마를 이제 안 봐야지, 하면서 또 손을 대어버리는 나 자신과 오버랩되었다.


의지가 약한 나는 드라마를 한번 보면 조금씩 잘게 쪼개어 보는 게 안된다. 그냥 드라마를 보지 말아야 한다. 혼자 있으니 의지력은 더 약해진다. 한양이도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땐 잘 참다가 혼자가 되니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으니까.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드라마를 아예 끊어버려야 하나?;;


드라마는 1회만. 1회를 보고 나면 바로 그에 대한 글쓰기 하기! 이렇게 정해볼까? 아.. 자신 없어.


어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드라마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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