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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수 Apr 09. 2022

때때로 하이쿠 <120>

2022년 4월 9일











 들판에 새들

 왜 싸울까 싶다가

 사람을 보면




 며칠 전 햇볕도 좋고 바람도 좋아서 창문을 활짝 열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때였습니다. 단지 날씨가 좋다라는 이유만으로도 행복감이 들어서 고개를 내밀고 들판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까치 두 마리가 내려앉더니 곧이어 또 다른 까치 두 마리가 쫓아내려 와 서로 마주 보며 소리를, 마치 짖듯이 소리를 내었습니다.


 '참... 서로 똑같이 생겨서 왜들 저리 싸우나.'


 그러다 문득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떠오르며, 저 새들이 보기에는 사람들도 다 똑같아 보일 텐데 사람끼리는 왜 저리 싸울까 싶겠더라구요. 누가 누구한테 할 소리인가...

 결국 침공이 길어지며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민 집단 학살마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양측이 협상을 하고 전쟁을 멈춘다고 해도 서로에게 생긴 상처는, 마치 우리나라의 6.25 사변처럼 수 십 년이 지나도 아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볕 좋은 봄날에, 하늘은 푸르고 공기마저 깨끗한 완벽한 봄날에 한다는 것이 서로 같이 생긴 이들끼리 싸우고 상처를 내는 거라니...





 

#열일곱자시 #시 #하이쿠 #러시아 #우크라니아 #침공 #전쟁 #봄 #일상 #순간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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