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miss sunshine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여전히 끝내주네’라는 말을 건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적어도 나는 거울 속 나의 모습을 보면 부족함, 불만이라는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습관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꽤 길게 이어져 온 것 같다. 최근들어 더욱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sns 때문인 것 같다. Sns 속 사람들은 happy & perfect land에 사는 듯하다. 가끔식 멍하니 바라보는 핸드폰 액정에 내 얼굴이 비추면 자존감은 더욱더 낮아지기 마련이다. 조금씩 조금씩 삶을 갉아먹는 비교라는 것에 대한 문제때문에 우울함을 앓았던 날이 적지않다. 친한 친구는 머리에도 트리트먼트를 해주듯이 우리 삶에도 self treatment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이런 충고도 마음에 여유가,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쉽게 가능한 일이라 생각해버린다. 이미 삐뚫어진 맘은 어떻게 해도 좀처럼 바른 길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울감과 비교의 악순환을 즐기던 중 영화 속 한 장면을 캡쳐한 듯한 사진을 보게되었다. 어린 아이가 거울 속 자신이 비친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에는 자막으로 still fabolous라고 적혀 있었다. 이 영화가 ‘내 고질병의 진통제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영화를 찾아 보았다.
영화는 7살 여자 아이 ‘올리브’의 도전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리브의 가족은 묵언수행중의 사춘기 오빠, 성공 9단계 법칙과 성공에 집착하는 아빠, 아빠를 믿고 지원하는 엄마, 마약으로 인해 양로원에서 쫓겨나와 함께 살고 있는 할아버지 마지막으로 자살 시도로 인해 올리브 집에 오게된 삼촌, 총 6명의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뭉쳐있다. 미인 대회 우승을 꿈꾸는 올리브는 캘로포니아에서 열리는 리틀 미스 선샤인 미인 대회에 출전 자격을 얻게 되고, 이에 가족 모두는 미니벤으로 알바커키에서 캘리포니아로 이동하게 된다. 미니 벤으로 이동하는 길은 마치 순례길과 흡사하다. 우연히 들른 휴게소에서 삼촌은 자살 시도의 원인이 되었던 라이벌과 짝사랑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기도하고 우연히 차안에서 한 색맹 테스트를 통해 색맹이라는 것을 알게됨으로 드웨인(오빠)의 조종사를 향한 꿈과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성공 9단계 법칙을 통해 책을 출판하고 강연을 통해 모든걸 쏟은 아빠는 출판 거절 전화를 받게되고, 엄마와 아빠는 파산이라는 큰 두려움을 직면하게된다. 때 마침 자동차 마저 고장나버리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모텔에서 사고로 할아버지마저 잃게된다. 그렇게 충격적인 사건들을 겪으며 도착한 리틀 미스 선샤인 대회장, 어린 아이들이 출전하는 곳이지만 프로못지 않은 실력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 올리브, 비교의 대상들 앞에 놓이는 올리브 그리고 보이는 것이 완벽한 사람들로부터 평가를 받게 될 올리브는 마지막 무대인 장기자랑을 포기할 것인지, 끝까지 도전할 것인지의 기로에 놓인다.
‘실패를 해서는 안돼!’, ‘실패는 아주 나쁜 거야’ 실패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날들이 있었다. 살아오면서 많은 또 큰 실패들을 겪다보니, 실패라는 것이 생각만큼 내 인생을 갈갈이 찢어놓거나 하는 악마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들이 말하는데로 정해진데로 때를 맞추며 살아가고 싶었으나 그렇게 살지 못했다. 그렇게 살지 못하면 삶이 도태되고 나의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고 느꼈다. 자책하고 슬퍼하는 시간들을 보내며 자존감을 얼마나 상실했는지 모른다. 문득 ‘과연 내가 겪은 것은 정말 실패들이었을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 그로 인해 시기를 놓치는 것 이런 것들이 과연 실패일까?’라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리곤 ‘비교가 문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사회의 눈치를 보아가며 시기 적절한 흐름을 타지 못했다는 압박감, 그리고 다른 또래를 지켜보는 눈 들려오는 소식들, 그 속에서 도태되어 보이는 자신, 너무나도 당연스러운 사회적 알람을 맞추지 못하였다고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과연 온전하게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영화 속 주인공들은 실패를 경험하고 좌절을 한다. 하지만 한 인물이 이렇게 말한다. ‘실패란 두려움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거야,’ 실패가 두려워 우리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들이 있다. 하지만 두려움이라는 것의 본질은 생각일 뿐이다. 망상, 너무나도 지적인 우리의 생각이 우리를 억누르는 것일 뿐 실체가 없다. 또 실패 뒤 어떻게 무엇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비교하며, 비교의 대상이 되어주며 살아갈 것이 아니라, 적절한 거절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기준을 맞추고 비교의 곁눈질을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앞을 보고 당당히 걸어가며 두려움을 마주해야 한다. 그러면 과연 우리 삶에서 실패라는 것을 마주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일의 진행이 더딜 때, 원하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실패, Loser 라는 단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것 이 현명한 삶의 방법이 아닐까? 삶에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용기 그리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유머가 필요하다. 글을 쓰며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너무 많은 비교속에 자신을 노출하고 타인의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