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무의식은 자아가 무의식을 경시하고 그것과의 대면을 피할 때, 자아로 하여금 그것을 보지 않을 수 없도록 자극함으로써 무의식의 경향을 의식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자아에게 준다.
그리하여 인간의 삶 속에서 우리가 무수히 겪고 지나가야 하는 시련, 고통, 갈등, 절망 상실의 아픔이 자기 성찰의 귀중한 기회이며 성숙에의 의미 있는 고통이듯이 우리는 언제나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창조적 자극의 영향 아래 있고 때로는 그것이 고통스런 체험, 심지어 신체적 정신적 병고의 시련으로 표현된다.
자아가 그 고통의 의미를 알아차리느냐 모르고 지나가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자아의 문제이다.
- 이부영 저 <그림자> 중 일부 -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일들에 우연이 있을까?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허무하고 우연이 아니라고 치부하기에도 허무하긴 마찬가지일 수 있다.
삶은 우연이 아니지만 선택을 통해 만들어가는 우연의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부영 저자의 그림자를 읽으며 공감이 가는 글귀를 적어보며 생각을 남긴다.
"상황은 사람을 구속하지 않는다, 단지 그 됨됨이를 드러낼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사실로 핑계 삼지 말라."는 말도 있다.
일어 나는 일을 막을 순 없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인정 하든 인정하지 않든 모든 상황은 내게 필요하여 다가오게 된다. 옳고 그름도 없고 좋고 싫음도 없다. 그 상황에서 배우고, 매듭지으며 나아가면 될 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상황에 무너진다. 그러나 또한 그 조차도 괜찮다. 그 역시 필요한 과정이다. 나 자신 역시 뭐든지 한 번에 착착 해결하지 못하지 않던가.
나는 요즘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일지 혹은 실을 꿰어가는 중인지. 하나씩 하나씩 짚어보는 중이다. 이번의 삶에 내게 주어진 수행의 과제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