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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Aug 30. 2024

구월이 오면



    반야사 템플 스테이

열차로 영동까지 가서 역전에서 시골 버스를 갈아타고 황간으로 내려갔다. 다시 택시로 환승하여 도착한 이곳은 영동의 배화산 반야사다.

구수천 물줄기가 산 허리를 감아 돌아 연꽃 모양의 지형을 만들어 놓은 그 중심에 이 사찰이 터를 잡고 있다.

적당한 높낮이가 있는 주변 산세가 왠지 낯설지 않고 무척 정감이 간다. 지난주에 처서가 지났건만 한낮의

햇살은 아직도 여전히 따갑다.

두 시간을 황간역에서 걸어서 들어오려다가 더운 날씨를 핑계로 계획을 바꾸었다.


템플 스테이 입소자를 맞이하는 여 스님의 잔잔한 미소가 맑고 또 깊다.

침구를 가지고 온 보살님의 설명도 군더더기가 없어 좋다.

방문을 열어 놓으니 금년 가을이  맨 먼저 내 방으로 찾아온 것 같다.

"Come September"

조용한 요사체에 Villy Vaughn 악단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 갑자기 요란하게 들려온다.


"5, 절은 부처님을 모시는 신성한 공간이므로 조용히 말하고 행동합니다."

안내서에 들어있는 이곳 사찰 내규다.


무식한 속세 인간인 내 귀에만 이 노래가 들리나 보다.

하룻밤 스테이로는 속세의 묵은 때를 벗기기에는 부족할 것 같다.


       2024, 8, 30

            충북 영동 반야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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